봉순이 언니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공지영의 장편소설><봉순이 언니>.푸른숲/6.000/1998/208/


공지영이 어린시절부터 만나온 사람 중에 한 사람인 봉순이 라는 여인에 대한 삶을 그린 이야기다.

서울의 아현동 산동네에서 1남2녀중 막내로 자란 그녀는 불과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함께 엄마며 언니노릇을 해 준 봉순이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주인공 집은 아버지가 미국유학을 떠나고 엄마가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지내다가 아버지가 돌아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어렵게 지내다가 마침 외국인 회사에 취직을 하면서 새로 집을 장만하여 이사를 간다. 그런데 그 때 전에 살던 곳에서 식모로 일하던  봉순이가 주인의 구박에 못이겨 잘해준 작자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 8살 부터 보았는데 10살부터 데리고 있게 된 것이다.


봉순이는 의붓아버지 폭력에 도망을 나와 외삼촌댁에 있었는데 공원에 버려져 고아원에 있다가 어느 교회집사네 있게 되었다. 그런데 폭력에 밥도 제대로 안 줘 세들어 살던 짱이네가 이사할 때 도망을 친 것이다. 그런 봉순이가 10살 때부 있으면서 짱이가 태어날 때 봐주고 초등학교 입학 할 때까지 있었던 것이다.


그런 봉순이가 동네 세탁소 건달 청년과 사귀다가 어느날 반지도둑으로 오해를 받고 건달청년과 집을 나갔는데 그 때 다섯달 만에 돌아왔을 땐 이미 임신 67개월이었다. 그래서 봉순이는 중절수술을 했다. 봉순이가 나가고 새로 식모가 들어왔다. 14살 먹은 아닌데 얼마 안 있다가 옷을 도둑해서 집으로 간 걸 찾아가서 다시 찾아왔는데 그 후로 그 여자애는 봉제공장이니 가발공장이니 전전하다 시집을 갈 때는 부모님이 부조도 했다. 그 식모가 있을 때 달걀짚속에서 반지를 찾아주었고 오해는 풀렸다.


봉순이가 그때 19살 이고 바람이 자꾸 들자 시집을 보내기로 하고 시골 어느 농사짓는 사람과 선을 보게 했다. 아니를 하나 남기고 사별한 31살 된 남자였다. 서둘러 결혼은 했지만 그 남자는 지병이 있어 요양을 갔을 때 봉순이는 집에 와서 아들을 낳았고 반 달만에 그 남편이 죽었다. 약값으로 남은 논도 다 날리고 가난한 처지가 되었다.


짱이네는 봉순이와 자꾸 엮이는 게 싫어 새로 아파트로 이사를 갔는데도 알리지를 않았다.그런데 그 후로 봉순이는 어떻게 알고 몇 번 찾아오긴 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그 후 봉순이는 남자와 도망을 가고 돌아와선 아이 하나씩을 낳아왔다. 그래서 아이가 넷이다. 떠돌이 목수와 눈이 맞아 도망을 쳤었다 그런데 이번엔 50이 다 된 나이에 떠돌이 개장수하고 눈이 맞아 도망을 갔다.


이야기의 전개는 짱이가 엄마에게 전화를 받고 부터 시작된다. 잊고 지내던 봉순이 언니가 50이 다 된 나이에 개장수와 도망을 갔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면서 그동안의 봉순이 언니의 파란많은 생애가 떠오른 것이다. 짱이의 어린 시절과 함께 했던 봉순이 언니의 삶. 그 봉순이 언니에게서 늘 보여져 왔던 희망의 기대. 그러나 아닌 줄 알면서 잡으려고 하는 안타까운 눈빛을 외면하던 짱이가 어린 날 죽은 개에게서 느꼈던 그 눈빛, 지하철 초라한 거지 행색을 한 여자한테서도 느낀다.


봉순이 언니와 거의 어린 시절을 보고 알았던 짱이. 애어른이다. 잡지도 일고 담배도 피고 알 건 다 알면서 애인척 하던 내숭 덩어리. 그 아이의 눈은 모든 걸 꿰뚫어보고 있었다. 짱이는 있는 집 이로서 부를 누린 아이다. 하지만 그래서 또래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는 소외도 있었다.그래서 책에 몰두하고 생각이 깊어지고 남을 관찰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막내라서 그런지 철저히 내버려둔 채 자란 아이. 하지만 어른들의 세계를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는 아이였다. 봉순이와 있었기 때문에 다른 눈으로 세상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철저히 소외받고 사랑받지 못하고 착하고 순수하기만 하여 당하고만 사는 봉순이. 그저 그 봉순이의 눈엔 보이는 사람들이 안스럽고 애처로와 주기만 할 뿐인데 세상은 그를 이용하고 버리기만 한다. 일 잘하고 순박한 그녀는 교활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의 노리개처럼 되어버린다. 정에 굶주려있어서일까. 조금만 잘해주면 그 사람에게 목숨을 다 거는 것 같다. 그렇게 다 주고 또 버려지고...그런데도 모자라 또 사람을 따라 나선다. 아이가 넷인데도 그 나이에  남자를 따라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남자를 따라 나서게 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의 아픔이 상처가 고스란히 묻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누군가에게 받는 정에 굶주리고 배신을 당하고 또 상처를 받고 하는 가운데 더 절실해 지는 생에 애착. 답답하다. 슬프다. 가련하다. 작가가 너무 세세히 묘사를 실감나게 잘하여 읽으면서 감탄을 했다. 다섯 살 어린 나이에도 그런 기억을 그렇게 세밀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역시 작가는 묘사하는 게 중요하구나 기억력 하나도 끝내주는 구나 싶었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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