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내 인생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뚱보 내인생'을 읽고

 

이 책은 번역한 것인데도 글이 매끈하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문장이 이어진다. 그래서 좋다. 제목이 그래서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실감나게 써서 그럴까 무척 잘 읽힌다. 열여섯 소년의 마음을 어찌 그리 묘사도 잘해놓았는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해놓은 것 같다.

일단 중학생인 벵자멩은 뚱뚱하다. 뚱뚱한 남학생. 먹는 걸 좋아하고, 음식도 잘 만들며, 엄마랑 살고, 따로 사는 아빠랑은 가끔 만나고, 방학에는 할머니 댁에서 맛있는 것 먹으며 지내고, 클래식을 좋아하는 아이. 뚱뚱하지만 순진하고 착한 아이다. 게다가 좋아하는 여학생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수줍은 남학생인 것이다. 


문제는 그랬다. 과체중이라는 것. 먹는 것이 항상 즐겁다는 것. 학교에서 나온 건강진단서가 발단이 되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뚱뚱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실감나는 일상 속의 일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옷을 사러 갔는데 맞는 옷이 없어서 고르기가 매우 어려웠던 일, 친구랑 수영장에 갔는데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어서 뱃살 때문에 내내 신경 쓰였던 일, 결국 침술원에 가서 상담 하고 침 맞고 다이어트를 하기로 하는데 쉽지가 않다는 것. 하루 동안 먹은 것을 노트에 적어가며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지만 지키기가 어렵다. 

날마다 순간마다 먹는 것 때문에 고통스럽다. 식욕을 참는다는 것은 삶을 참는다는 것이다. 만사 의욕이 없어진다. 그 와중에 여자친구네 집에 간다. 그리고는 다이어트를 잘해야지 결심을 한다. 그러나 방학을 맞아 할머니네 가서 다이어트는 완전 실패로 돌아간다. 먹는 것을 복스럽게 여기는 할머니 덕에. (더 먹어라, 먹어라 하셨다.) 그러나 삼촌에게 슬프고도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비만인 사람에게는 은행에서 대출도 안 해준다는 말을. 그래서 다시 마음먹고 다이어트에 들어간다.

그 사이 여자친구에게서 편지가 온다. 의미 있는 편지가. 성급한 벵자멩은 꽃다발과 함께 사랑고백을 담은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답장에는 우정일 뿐이라는 말로 되돌아온다. 사랑이 아닌 것에 실망을 한 벵자멩은 방황을 한다. 그리하여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생활은 좀 엉망이 된다. 다이어트까지 다 깨진다. 많이 먹고 토하고. 괴로워하는 날들. 그러다가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여자친구 얘기를 털어놓게 되고 햇살 같은 조언을 듣는다. 우정을 유지하라!

그동안 자기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느끼고 다시 그 여자친구에게 다가간다. 사랑하는 마음은 숨기고. 그러다가 진짜 둘이는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 그걸 확인한 후 벵자멩은 엄마가 해준 최고의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이어트에는 사랑이 최고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의사도 모르는 비밀을. 하하. 사랑에 빠진 벵자멩은 앞으로 몸도 마음도 날씬해지겠다. 행복한 벵자멩! 이 책은 다이어트 비법에 대해 확실하게 보여준 것 같다.( 그랬다고,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읽고 싶다면, 읽어야지 별 수 있나!) 

 

*2008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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