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와 도깨비 이야기 보물창고 3
이상 지음, 신재명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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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와 도깨비’를 읽고 -이상 지음.


게으른 한 총각이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땅을 팔아 산 황소가 있다. 그 황소를 끌고 나무를 해서 장에 내다 팔며 지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산길에서 도깨비를 만난다. 그 도깨비는 또래 도깨비들과 동네로 놀러 나왔다가 사냥개에 물려 꼬리를 잘렸는데 그 때문에 재주도 못 부리고 집에도 못가고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때 마침 지나가는 총각을 보고 간절히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게 되었다.


이를 본 총각. 가만히 생각을 하다 도깨비를 돕기로 한다. 그것은 도깨비가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파 굶어죽을 위기에 처한 도깨비가 불쌍하기도 했지만, 도깨비를 살려만 주면 황소에게 열 배로 강한 힘을 갖게 해준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허락을 했다. 도깨비는 두 달 간을 황소의 뱃속에 있기로 하였다. 도깨비는 간단하게 황소 입속으로 뛰어 들어 간다. 펄쩍! 나올 때도 과연 그렇게 쉬울까?


황소는 힘이 장사가 되었다. 일도 열배로 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다들 부러워했다. 하지만 총각은 웃으며 입을 다물고 귀여운 황소와 지냈다. 두 달이 되었다. 나올 때가 된 도깨비가 황소 목에 걸려 못나오고 있었다. 황소도 도깨비도 살이 찐 것이다. 황소가 하품을 하도록 해주면 힘이 백배나 세게 해주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하품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거의 낙담을 한 총각은 먹는 것도 잊고 황소만 쳐다보다가 그만 하품을 하게 되었다. 그랬는데 황소도 따라 하품을 하는 것이 아닌가. 호호.


이 글은 종합적으로 보면,

첫째 총각은 마음씨가 좋다. 그렇게 귀하게 여기는 황소가 잘못될 수도 있는데 용기를 내어 도깨비를 돕는 것을 보면 불쌍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품을 가졌다. 도깨비가 말처럼 황소의 힘을 세게 해줄지 말지도 모르는데 총각은 그대로 믿는다. 순박한 총각이다. 더군다나 황소의 뱃속에 들어가 있겠다니, 뱃속이라는 데는 들어가면 바로 소화되는 데가 아니던가. 그런데도 총각은 의심을 하지 않는다.  


둘째 도깨비는 꼬리가 잘려서 집에도 못가고 재주도 못 부린다더니 아닌 것 같다. 황소의 힘을 세게 하고 황소 입으로 거뜬히 들어가는가 하면 황소 뱃속에서도 두 달이나 살다 나왔다. 그건 재주 부리는 게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그러고 보면 도깨비는 총각이 착하다는 걸 알고 시험을 한 것은 아닐까 싶다. 게으르지만 마음씨 착한 총각에게 복을 주려고 일부러 나타난 것 같다. 


셋째 가끔가다 나오는 사투리?가 재밌다. 지은이가 이상이라고 했다. 오래전에 씌어진 글인데도 읽는 데는 아무런 장해가 없다. 오히려 가끔씩 나오는 사투리들이 구수해서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도깨비마저 사투리로 말하는 장면은 진짜 웃음이 나왔다.


넷째 재미와 교훈과 감동을 겸하고 있다. 갑자기 도깨비를 만난 것도 그렇고 꼬리가 잘렸다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도 그렇고, 황소 배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하는 것도 엉뚱하고, 우습고, 황당하다. 소가 힘이 세어 막 일을 하는 장면이 재밌고, 그런 황소를 이쁘게 여기는 총각의 모습에서는 잔잔한 감동까지 있다. 또 황소가 뚱뚱해져 어떻게 될까봐 걱정하는 마음과 황소가 도깨비 때문에 죽을까봐 전전긍긍 하는 모습들이 은은한 감동을 준다. 맨 마지막에 소가 하품을 따라하는 장면은 어이없으면서도 진짜 웃을 수밖에 없다. 역시 남을 돕는 것은 잘하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는 총각의 생각은 일리가 있는 것이다.

 

아이다운 발상의 일들이 동화를 더 빛나게 하는 것 같다. 잘 읽었다!  (참, 그림도 세련되어 한몫을 한다!)

 

< 2007, 무지개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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