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노는 책

입이 큰 개구리 ㅣ 하하! 호호! 입체북
조나단 램버트 그림, 키스 포크너 글, 정채민 옮김 / 미세기 / 2001년 5월

< 책과 놀기 > 

우리 아기는 요즘 ‘입이 큰 개구리’라는 입체 동화책을 읽는다. 물론 엄마인 내가 같이 읽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읽어 준다, 라기 보다는 책을 가지고 놀아준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책을 가지고 논다. 책에 있는 말 그대로 다 읽어주는 것도 아니다. 많지 않은 글이 나오지만 그것조차 다 읽어줄 것도 없다. 일단, 손가락 인형을 준비해야 한다. 그 책에 이미 들어있는 것이다. 아이는 벌써 그것을 알고 자기 손가락에 끼워달라고 한다. 그것도 좋아하는 색깔의 손가락 인형을 달란다. 그 중에서도 파란색손가락 인형을 좋아한다. 일단 아이와 나는 손가락 인형을 손가락에 끼우고 책 놀이할 준비를 하고 앉는다.

책을 가지고 실제로 개구리가 책에서 튀어나올 것처럼 말로 실감나게 흉내를 낸다. 개구리는 파리를 좋아해요, 하면서 냠냠 먹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책에 있는 개구리는 기다란 혀를 대롱대롱 거리며 아이에게 달려들 것처럼 하고 있는데, 그 개구리를 들고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펄쩍 달려드는 것처럼 한다. 입 큰 개구리 나가신다, 개굴, 개굴! 그러면 아이는 재밌어서 도망을 다니기 시작한다. 개구리, 새, 들쥐, 그리고 마지막에 악어도 나오는데 악어 입은 진짜 무섭게 입체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다. 그러니까 그것을 이용을 해서 더욱 재미있게 놀이를 할 수가 있다.

여러 번 반복을 해도 아이는 하나도 지루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신나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악어가 입 큰 개구리를 잡아먹는다고 하니까 개구리는 자기의 큰 입을 가리는데 그 오므린 입이 너무 웃기다. 아이는 이 개구리 오므린 입술에다가 뽀뽀를 하는 게 아니겠는가. 다른 동물들에게는 안 하는데 그 오므린 개구리 입술에다가는 뽀뽀를 한다. 그렇게 해서 책을 재미있게 읽고는 생각나면 또 그 책을 들고 와서 그렇게 놀이를 하자고 하는 것이다. 한참을 그러고 나면 진짜 땀이 다 난다. 가만히 앉아서 보는 책이 아니고 뛰어다니며 노는 책이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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