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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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 오역이 많고 번역에서 아예 생략한 부분도 보이고.. 127쪽에서 ‘소멸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3번이나 오역하셨는데 원문에는 ‘Harmony can‘t really be destroyed‘입니다. 이런 오역이 127쪽에 세 번 나와요..;; 부디 재판에 들어가면 이런 부분을 고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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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STS collection 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 휴머니스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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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원문 자체는 재미있고 라투르의 다른 저서에 비해 그렇게 어렵지 않고 도표들과 사례들이 이해를 도와줍니다. 하지만 한국어 번역판은 정말 오역과 오탈자가 너무 많아서 결국 영어판으로 읽어보니 아예 문장을 빼먹기도 하고 검수가 전체적으로 다시 필요할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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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한국 - 오늘의 데이터에서 내일의 대한민국 읽기
박한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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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나는 아이들 수학문제를 풀어주기도 하고 직장에서도 통계를 워낙 많이 써서

숫자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그 숫자를 숫자로만 보고 그 숫자의 이면에 어떤 진실이 있는 지는 별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이전에 'YG와 JYP의 책걸상'이란 팟캐스트를 통해 저자의 대담을 접하고

관심이 생겼다가 그믐 북클럽에서 서평단에 추첨되는 기회를 쥐었다.

우리가 보통 학교에서 배운 통계는 기술 통계(descriptive statistics)에 치중되서 평균 분산 표준편차 등의 수치를 산출해서 표본 데이터 자체의 속성을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둔 통계여서 자료를 요약 정리 시각화하는 데 유용하다면

추론 통계(inferential statistics)는 표본 집단을 통해 모집단에 대한 가설 검정이나 추론 등 결론 도출에 쓰이고 정책 수립 등 실질적 활용에 유용하다.

물론 기술 통계의 토대 없이 추론 통계로 섣불리 넘어가는 것도 일반화 등 오류의 위험이 넘치고 추론 통계 없이 기술 통계만 보면 그저 무의미한 숫자들의 나열로만 보이기도 해서 우리는 두 가지를 다 접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실은 '숫자 한국'이라는 제목답지 않게 숫자는 많이 나오지 않고 수식은 더 없다. 대신 기술통계적 부분을 최대한 그래프로 시각화해서 수학적인 부분을 줄이고 추론 통계에 치중해서 보는 편이다. 그래서 다소 그런 결론을 도출해낸 과정이 좀 많이 생략되서 다소 아쉽지만 수식만 보면 골치 아파하는 독자들로서는 보기 편할 듯하다. 그리고 복잡한 숫자에 휘둘리기보다는 그 숫자 뒤의 맥락을 더 이해하고 논쟁적 주제에 맞춰 전달하기 위해 '이론적 설명보다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배우는 편이 쉽기 때문에 표와 그래프를 최소한으로 미니멀하게 제시했고 이에 대한 설명도 겹치지 않게 생략했다.

개인적으로는 도출된 결론을 저자가 먼저 떠먹여주기 전에 그 도표에서 먼저 독자가 스스로 분석해 볼 기회를 갖게 글에 앞서 표와 그래프를 배치했으면 좀더 의외의 결론을 배울 때도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었고 도표가 다 너무 쨍한 푸른 색이어서 눈이 좀 피로해졌지만 이것은 편집 문제여서 내용과는 별개인 듯하다.

그 외에는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당장 고민해볼 만한 주제들을 크게 네 꼭지로 나눠서 관련 통계들을 설명한다. 1장에서는 인구 변화와 사회, 2장은 인공 지능과 경제, 3장은 기후 변화와 환경, 4장은 이런 변화와 맞물린 규제 및 정책들이다. 이 책은 단편적인 통계를 피하고 최대한 다년간에 걸치고 다양한 국가 및 사회 그룹에 걸쳐 있는 통계를 통해 좀더 큰 그림을 그려낸다. 그리고 출산율, 고령화, 인공지능의 경제적 사회적 여파, 지구 온난화의 생태환경적 변화 등 우리가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들이 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의 기간에 걸쳐 발생하고 진전되었으며 이제 더이상 먼 미래가 아닌 현재에도 지금 우리 사회를 변신시키고 있고 이에 발 맞춰 규제 정책 등 공적 영역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더이상 얄팍한 정치적 잇속에 소수의 전문가들에게만 맡긴 채 데이터를 맹신하지 말고 직접 데이터의 맥락을 조사하고 파악할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춰야한다고 경종을 울린다.

결국 우리는 책에서 살핀 것처럼 숫자를 바르게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이런 숫자를 누가 무슨 의도로 생산한 것인지까지도 한 번 정도는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의도가 내가 생각하는 더 바람직한 세상과 맞지 않다면, 그 숫자를 억지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반박할 새로운 숫자를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만 한다.

숫자 한국,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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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부 필독서 100 -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고른 필독서 시리즈 5
주경아 외 지음 / 센시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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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소개하는 책에서 책 제목과 저자 이름에서 자꾸 오타가 나오면 신뢰성이 팍 떨어진다..;; 신형철, 지구 끝의 온실, 할 엘로드, 사회심리학이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박주영 등등 오타가 너무 많다. 편집 검수 제대로 못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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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백휴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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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열어보기 전에는 최근 워낙 가볍게 읽을 만한 독서에세이나 철학입문서들이 많이 나와서 목차에 나와있는 쟁쟁한 이름들에도 불구하고 그런 종류의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첫 장부터 이 추리소설 작가와 작품은 친숙하지만 이에 대한 이 책의 작가의 생각은 낯설고 작가가 이 작품과 연관해서 언급하는 철학 개념들은 더 생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실은 예전에 읽었던 현대철학 입문서나 가이드들을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철학가와 관련 논문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해가며 읽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려 겨우 완독했다. 서구의 모더니즘의 태동에 반발하는 움직임으로 전통적 추리소설이 나왔다면 변증법적으로 이보다 더 나아간 형이상학적 추리소설 등 다양한 추리소설 작품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래서 그런지 추리소설의 시초인 에드거 앨런 포부터 시작해서 차츰 시대를 따라 나아가며 일본 및 우리나라 추리소설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다루었다. 추리소설도 서구 근대화에 의해 나와서 그런지 서양 근현대 철학의 개념들을 많이 가져오지만 마루야마 마사오나 최인훈 등 동양의 사상적 토대, 그리고 서양과 다른 유교 및 불교적 사유의 차이, 한글의 원리에 담은 은유 등 단지 서양철학에만 멈추지 않고 분주히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생각이 돋보인다. 그렇다. 추리소설은 변두리에서 시작하고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드는 문학이니까. 이런 틀을 벗어나거나 깨뜨리는 성격 때문일까 보르헤스, 오스터, 에코 등 여러 작가들과 지젝, 들뢰즈 등 여러 사상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경계선에서 인사이더가 되려고 애쓰지 않고 도리어 밖을 향해 나아가는 당돌한 탐구심이 너무 강해서 그런가 그런 변두리를 탐험하는 대리만족이 독자를 너무 매혹시킨 나머지 단순 오락이라는 낙인을 받은 추리소설의 위상은 독서인구가 나날이 낮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더 낮은 듯하다. 한국 추리소설 자체도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턱도 없이 낮지만 이런 대접 받는 추리소설에 대해 이토록 깊은 사유를 해보고 또 독자들에게서도 단순히 오락으로 소비하지 말고 생각을 더 많이 해보라는 골치 아픈 작가가 국내에 또 있을까. (마치 훈장님이 생각 좀 하고 살라고!하고 지휘봉으로 머리를 두드리는 듯) 작가 분은 철학 전공으로 너무 박식하고 폭 넓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하다보니 가끔 논지를 따라가기 힘들 때도 있고 심지어 문장에 나온 개념들의 태반을 이해 못 할 때도 있었다. 문제는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철학이나 정신분석학이나 문학 평론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마치 당연한 상식인 듯 어물쩍 넘어간다. 다행히 인터넷의 세상에서 관련 사상가의 논문들이나 후에 이어진 글들을 읽으면 문맥으로 얼추 가늠할 수 있기도 했지만 어쩔 때는 이것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무슨 의도로 여기서 갑자기 저런 말을 한 것일까?하는 지점들도 있었다. 특히 12장은 다른 챕터들보다 특히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조차 감이 안 올 때도 있던 나에게 가장 혼란스럽고 힘겨운 챕터였다. 반면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서는 별 설명이 없던 반면, 인쇄 측의 실수 때문에 주석이 날라갔다는 4장 빼고는 주석마저도 단순 참고문헌 정도를 언급하는 게 아니라 상세한 코멘트들이 마치 이 자체로도 또 다른 철학 에세이의 토대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책 후반으로 갈수록 내가 받은 인상은 제목에서 호명된 철학가들 외에도 다른 철학가들의 사유와 추리소설 작가의식이 더 돋보이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9장 서미애와 칸트에서는 서미애의 소설이 칸트의 초자아보다는 그와 뫼비우스 띠의 대치면에서 나아가는 사드와 더 통하는 것 같고, 10장의 황세연과 슬라보예 지젝에서는 황세연이 지젝보다 지젝과 결별하는 로티와 닮아있다. 8장의 류성희와 한나 아렌트에서는 아렌트의 정치공간보다는 칸트의 취미판단에 더 밀접하고 11장 정유정과 조르조 아감벤에서는 아감벤보다 알랭 바디우의 입장이 정유정의 주제의식을 대변하는 것 같아보였다. 이건 훈장님이 강론하시다 삼천포로 빠지시는 걸까? 얼핏 보면 그렇지만 샛길은 또 다른 길이 되고 길은 모두 서로 통한다. 처음에는 제목에 나온 사상가의 이론만이 작가의식과 관련된 것 같다가도 또 헤겔의 변증법적 합?또는 지젝이 말한 오독을 거쳐야 도달하는 반보다 더 한 반?이 나오듯 결국 다른 사상가의 이론에도 다가가는 반전이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전 챕터에서 다음 챕터의 추리소설의 예고편이나 복선처럼 다음 사상가의 생각들이 살포시 엿보일 때가 많았다. 이런 것에서 나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을 때 범인이라고 처음에 다들 의심했던 사람이 red herring이고 결국 전혀 뜻밖의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되는 그런 구조가 연상되었다. 만약 그렇다면 12장에서 나온 '내포의 누적이 필연적으로 외적 대상 - 쌓인 증거가 필연적으로 범인k를 가리킨다는 것-을 지시한다는 것을 의심하게 한 것처럼 백휴 작가님은 이를 통해 어떤 사유를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실은 이건 우리가 항상 '당연시'했던 관점의 틀을 무너뜨리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했다. 진화론과 생명과학의 발전에 의해 우리가 동물이든 인간이든 종에 대한 분류가 무너지고 새로운 눈으로 생물을 바라보게 된 것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고 친숙한 움벨트(umwelt) 속의 분류에서 벗어나고 그 틀을 도끼로 내리찍기 위해 철학과 문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연시된 개인적/사회적 구조를 파헤쳐보면 다른 이면이 있고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조금 더 심층적으로 나아가보라고 권유하는 듯하다. 각 챕터에 나온 작가와 철학가의 매칭이 실은 동어반복인 a=a’가 아니라 변항인 x의 함수 a=f(x)=x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백휴 작가는 뜻밖의 인물이 범인인 게 밝혀지는(또는 아예 mystery로 남고 밝혀지지 않는) 것처럼 제목에서 지목된 철학가의 사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초월한 변항의 사유에 바통터치를 하고 더 나아간 독자의 사유도 기대하는 게 아닐까? 개념에 의해 강제적으로 단순히 내포와 외연이 1:1로 대응하는 것보다 무한대로 외연이 증폭될 수 있는 변항감각과 가능성을 내포하는 추리소설 장르를 단순히 오락으로 소비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길 바라면서 쓴 이 책은 확실히 쉽게 읽히는 책도 심심풀이 땅콩인 책도 아니다. 하지만 추리소설을 진정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범인을 추리해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노력과 고통(?)을 즐기는 이들이다. 그렇게 공 들인 사유만큼 얻어낼 수 있는 짜릿한 반전적이고 변항적인 사유를 위해 오늘도 추리소설 작가들은 머리를 쥐어짜고 독자들과 승부하는 것 같다. 표지가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에드거 앨런 포의 The Raven 삽화인데 이에 붙인 시의 구절이 참 좋다. And my soul from out that shadow that lies floating on the floor Shall be lifted--nevermore!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게 너무 당연하게 넘겨짚는 생각을 갈까마귀는 부정부사 한마디로 깬다. Nevermore! 어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유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그런 자동적 조건반사같은 생각을 죽여버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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