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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게 거기 있었어
샤를로트 파랑 지음, 최혜진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게시글입니다.
,
캐나다에서 일러스트와 그림책 작업을 하는
🧑🎨 샤를로트 파랑 작가님의
<그때 그게 거기 있었어>예요.
부드럽고 선선한 색채, 문학적인 문장이 오래 남는 책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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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은 아침처럼,
뮈리엘은 바구니를 들고 달팽이를 주우러 숲으로 나섭니다. 🐌🧺
늘 고요하고 익숙한 숲, 반복되는 일상.
그런데 잎사귀 아래에서 마주친 자그마한 ‘그것’.
구멍처럼 새까맣고, 연기처럼 둥근 정체 모를 존재. 🌑
뮈리엘은 애써 모른 척하지만,
‘그것’은 다음 날, 또 그다음 날 더 커지고 더 많아지며
숲과 집 안으로 스며듭니다. 🌳🏡🌑
이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했어요.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모름’들.
알 수 없는 감정, 관계, 미래,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질문까지요.
이 책을 두고 ‘익숙한 세계가 다시 낯설어지는 순간을 다룬 이야기’라는 ✒️평을 읽었는데,
그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알고 있다고 믿는 순간, 세계는 오히려 평평해지고 권태로워지지만
모름을 환대할 때 삶은 다시 입체적으로 보이게 되죠.
또 어떤 서평에서는
‘그것’을 찾아 나서는 뮈리엘의 여정을
두려움 속에서도 한 발 내딛던 어린 시절의 감각에 비유했는데,
그 말이 묘하게 👶🏻복둥이의 요즘 모습과 겹쳐 보이더라고요.
이 책이 특히 인상적인 건
‘그것’을 해결해야 할 문제나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뮈리엘은 결국 ‘그것’에 ‘모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완전히 이해하려 하기보다
곁에 두고 살아보는 선택을 합니다.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 살아 있는 세계.
이 책은 아이에게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전환을 건네는 철학 그림책처럼 느껴졌어요. ✨
샤를로트 파랑의 선선하고 오묘한 색감과
위트 있는 패턴이 더해진 화면 구성도 인상 깊어요. 🎨
평면적인 듯 보이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은 그림이
‘모름’이라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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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둥이와 함께 읽을 땐
이 그림책의 문학적 묘미가 더 또렷하게 느껴졌어요.
“뮈리엘은 순간적으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거기 누가 있나요?”
“뮈리엘이 처음으로 모름이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유려하게 흐르는 단정한 문장을
복둥이는 책을 읽는 내내 입으로 되풀이하며 따라 하더라고요. 🗣️
처음 ⚫️모름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이거 뭐야?” “무서워?” 하고 묻자,
복둥이는 한참 ‘그것’을 가리키며 페이지를 넘기지 않았어요. 👀
알 수 없는 것 앞에서 멈추고 오래 바라보는 태도,
어쩌면 아이들이 가진 가장 자연스러운 철학적 자세가 아닐까 싶었고요.
그리고 이내 복둥이는
모름이를 찾는 시늉을 하며
“모름아! 모름아, 어디 있니!!!”
온 집안을 뒤지고 다니기도 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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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인생에서 🤰🏻출산과 양육은 하나의 ‘모름이’였어요.
책으로는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몸으로 겪기 전까지는 결코 알 수 없던 세계.
두려움보다 호기심으로, 불안보다 탐색의 마음으로
지난 몇 해를 꽤 즐겁게 지나온 것 같아요.
모름이의 집을 불쑥 찾아가는 뮈리엘처럼,
앞으로의 제 인생에서 만나게 될 무수한 모름이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마주하는 태도로 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
여느 때와 같은 하루에 불쑥 나타나는 작은 모름.
그것을 지우려 애쓰기보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려는 용기.
어쩌면 그 한 걸음이,
복둥이와 저의 내일을 조금 다른 무늬로 물들여 줄지도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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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nks to
🏷️ 문학동네 출판사 @munhakdong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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