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문에 적힌 발자크와 도스토엡스키의 문체는 어불성설이지만, 픽션과 논픽션 / 작품과 독자의 관계에 대한 (메타) 아이디어를 장르문학으로 풀어낸 구상이 흥미롭고, 읽고난 후 장르적 재미보다는 메타-문학으로서 생각해볼 지점이 더 많은 점도 흥미로웠다.베르호벤 시리즈가 있다는데 키가 유난히 작은 거 말고는 특이할 만한 캐릭턴가?
사회 속의 존재로서 사람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소개하고 저자의 의견을 제시하는 학술서인데, 철학서라기보다 문학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이것은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개념어가 적지 않고 기초 학습이 선행되어야 하는 내용이 없지 않음에도 매끄럽게, 마치 강연처럼 내용을 이어나가는 솜씨가 아마 이 책의 유명세를 뒷받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하지만 글쓰기의 기술보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태도가 문학과 동질성을 확보한다고 느낀다. 저자는 현실 세계의 불길한 문제를 제시하면서도 극복가능하다는 (일종의) 휴머니즘을 전시하지는 않지만 잃어버리지도 않는다. 나에겐 그 균형이 가장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콜롬비아에 살지 않기 때문에 소설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말을 감추려 한다.다만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역사에 연결되는 방식, 인물 개개인이 뚜렷하게 상징하는 역사적 의미, 그리고 합당한 마무리까지 훌륭한 솜씨로 짜여졌다는 건 언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