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의 유산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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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난 이 작품을 오래도록 기다려 왔었다. 르 카레는 애초에 이 작품을 쓸 구상이 없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스마일리 시리즈를 위한 감동적인 마무리이며, 과거(냉전)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쓸쓸한 송사인 동시에 반성문이고, 나아가 EU를 떠나는 동시대 영국에게 보내는 늙은 현자의 편지이기도 하다.

막바지에 도달한 노년의 피터 길럼은 스스로에게 인간성에 대해 묻는다. 이제는 사어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그 말 때문에 다시 심장이 쿵쿵거린다.

낭만적이라고 비웃어도 괜찮다. 팬심은 원래 시대착오적이고 어리석은 감정이고, 난 이 팬심을 부정할 마음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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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화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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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스터리를 우회해 벙어리들의 일기를 우회해 강간문화를 그리고 읽고 있는 너를 코앞에서 대면케 한다. 문장들이 힘으로 넘친다. 그 힘이 유리의 수진의 진아의 그리고 읽고 있는 그대들의 힘이었으면 좋겠다.

+ 읽으면서 Björk, Fiona Apple 그리고 Arca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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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의 밤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박솔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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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뫼를, 박솔뫼의 글을 설명하려는 순간부터 헛발질이다. 박솔뫼는 그냥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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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프로젝트 - 로더릭 맥레이 사건 문서
그레임 맥레이 버넷 지음,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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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범죄자의 서사를 살피는 게 문학적이라고 믿었던 시기가 있었다. 이제 범죄자의 서사는 넘쳐나고 그로 인한 사회적 순기능은 예상보다 적은 것 같다. 이제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자는 쪽의 의견이 설득력이 있다.

문학은 범죄자를 다룰 때 무엇을 했는가. 물론 범죄자의 심리와 사정을 살피는 것은 여전히 유의미한 쟁점들을 사회에 제시한다. (범죄자를 살피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만 유의미할 것이다, 개인적인 차원에 집중하면 범죄가 아니라 병리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다만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여 일종의 면죄부를 그게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참작의 여지를 주는 것이 문학이 해온 일이라면 이것의 해독 역시 문학이 해야할 일일 것이다. 이 소설은 범죄자를 다룬 문학이 갈 수 있는 독소-해독제의 길 모두를 가고 있다. 전반부는 로더릭 맥레이 본인의 이야기로 이것은 전통적인 범죄자 문학의 플롯을 따라간다. 결과로서의 범죄 이전에 무엇이 존재했는지를 차근차근 살피는 것이다. 반면 후반부는 기록의 성격을 띤 다양한 서술문들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 독자는 피고인 본인의 진술과 상충되는 지점, 피고인 본인이 생략한 지점 그리고 같은 현상을 두고 피고인과 그 외의 인물이 다르게 해석하는 지점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전반부를 문학의 독소라 부른다면 후반부는 안티도테인 것이다. 그리고 독소와 해독제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면서 이 소설은 비로소 문학으로 작동한다.

영리한 발상이고 성실한 구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다 읽고난 후에 든 생각은 좀더 집요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었다. 더 많은 사료와 더 많은 진술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불필요할 정도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집어넣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래야 구상이 정확하게 실현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이 점을 포기하고 잘 읽히는 쪽을 택한 것 같다. 그래서 400페이지에 가까운 꽤 두툼한 분량임에도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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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뫼는 감각이기 때문에 평가도 첨언도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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