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에 일천만 원이 넘는
기둥 스물네 개로 떠받들어진 여의도의 새 의사당과
삼십만 원이 없어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고
새 터전을 찾아 떠나는 재개발 지구의 철거민들. - P32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 P80

폭력이란 무엇인가?
총탄이나 경찰 곤봉이나 주먹만이 폭력이 아니다.
우리의 도시 한 귀퉁이에서
젖먹이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을
내버려두는 것도 폭력이다.

"싸움은 언제나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이 부딪쳐 일어나는 거야.
우리가 어느 쪽인가 생각해봐."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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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세상에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 마음이 굳은 사람,
마음이 차가운 사람, 마음이 약한 사람이
골고루 필요하다.

어떤 환경에서는 개의 침샘에서
침이 몇 방울나오는지 연구하는 데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고,
벚꽃의 순간적인 느낌을 14음절의 시로 포착해내거나
어둠 속에서 침대에 누워
어머니가 잘 자라고 입맞춤해 주기를 기다리는
어린 소년의 감정을 분석하는 데
25쪽을 할애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

- 앨런 숀 Alen Shawn

여타의 상호보완적인 쌍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를테면 남성성과 여성성, 동양과 서양, 진보와 보수)
양쪽의 성격 유형이 함께 존재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지금과 전혀 다르게 진화했을 것이고
훨씬 더 보잘것없었을 것이다.

여러분이 이 책에서 가져갈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통찰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느낌이라면 좋겠다.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외부 자극의 수준이 다르다.
내향적인 사람은 훨씬 적은 자극,
그러니까 가까운 친구와 와인을 한잔하거나,
가로세로 낱말 맞추기를 풀거나,
책을 읽는 정도가 ‘딱 맞다’고 느낀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가파른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며,
오디오 볼륨을 높여서 음악을 듣는 등
좀 더 강력한 자극을 즐긴다.

"타인이라는 존재는 매우 강한 자극이다.
위협, 두려움, 도주,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사람 100명은 책 100권이나 모래알 100개와 비교하면
매우 자극적이다."

작가 프루스트는 이렇듯 독자와 작가가 합일하는 순간을
‘고독의 한가운데서 일어나는 그 유익한 교감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테라스에서 술잔을 부딪치고 있는데
여러분 혼자 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면,
여러분 머리에 사과가 떨어질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모두가 전통적인 의미에서
지도자가 되기를 염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즉 누군가는 조화롭게 그룹에 섞이고 싶어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는 점을
우리가 이해한다면,
안전관리요원을 맡은 아이와 같은 학생들이
좀 더 잘 지내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리더십은 사회적인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기법을 개발한다든지
새로운 철학을 만들어낸다든지
심오한 책을 집필한다든지
과학적 도약을 이뤄내는 등
좀 더 조용한 환경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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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에게도 지민을 낳기 전의 삶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라는 족쇄에 아직 걸리지 않았던 때.
그리고 어쩌면, 엄마의 진짜 삶을 가졌던 때가.

만약 그때 엄마가 선택해야 했던 장소가
집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어떻게든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면.
표지 안쪽, 아니면 페이지의 가장 뒤쪽 작은 글씨,
그도 아니면
파일의 만든 사람 서명으로만 남는 작은 존재감으로라도.
자신을 고유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남길 수 있었다면.

그러면 그녀는 그 깊은 바닥에서
다시 걸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를 규정할 장소와 이름이
집이라는 울타리 밖에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녀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끈이라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더라면.
그래도 엄마는 분실되었을까.

지민 엄마라는 이름을 얻은 엄마.
원래의 이름을 잃어버린 엄마.

그러나 한때는,
누구보다도 선명하고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이 세계에 존재했을 김은하 씨.

어떤 사람의 실패는
그가 속한 집단 전부의 실패가 되는데,
어떤 사람의 실패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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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부모가 알아차림 수행을 할 기회가
전혀 없었던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된다.
부모는 스스로의 괴로움을 변모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측은지심의 눈으로 보면
부모에게 기쁨과 평화, 용서를 줄 수 있다.

이해를 키우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측은지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해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랑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괴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우리가 괴로움을 겪도록 만든 사람도
의심의 여지없이 괴로움을 겪는다.
호흡 수행을 하고 깊이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괴로움이 보일 것이다.

그의 어려움과 슬픔의 일부는
어렸을 때 부모의 기술이 부족해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부모 자신도
그들의 부모로 인한 피해자일 수 있다.
괴로움이 대대로 전해져 내려와
그의 몸 안에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면 더 이상
그 사람이 우리에게 괴로움을 주었다고
탓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 사람 또한 피해자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이해하는 것이다.
그가 나쁜 행동을 한 이유를 이해하면
그에 대한 원한은 사라지고
그 사람이 괴로움을 덜 겪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우리는 시원하고 홀가분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고
미소 지을 수 있다.

서로의 화해를 이루는 데
그 사람이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스스로와 화해하게 되고,
둘 사이의 문제는 더 이상 없다.

조만간 그는 우리의 태도를 알 것이고
우리 가슴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사랑의 물줄기의 상쾌함을 같이 나누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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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내 버리고,
집안을 다 풍비박산을 만들고….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니?"

그런 법은 없지만
그런 세상은,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은혜라니, 무슨 은혜란 말이냐?
내가 언제 태어나고 싶어
네게 부탁한 적이라도 있더란 말이냐?
네게서 비롯된 피조물이라 하여
네가 한 번이라도 따뜻이 돌보아준 적이라도 있었더냐?
너는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태어나게 했고
이후에도 나를 혐오하고 역겨워하여
줄곧 없애고자 하지 않았느냐?
내게 베풀어준 것이라고는 있어 봤자
네게는 백해무익할 따름인
배설물과 오물뿐이 아니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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