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헤로도토스의 역사 : 지적대화를 위한 30분 고전 36 지적대화를 위한 30분 고전 36
이현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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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 자리에서 300만의 적에 맞서
그리스인 4000명이 용감히 싸웠도다.
나그네여, 가서 스파르타에 전하시오.
우리는 스파르타의 명령에 따라 이곳에 누워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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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인간은 저마다 작은 십자가를 지도다.
잠깐 사는 동안에 잠깐 동안에,
그리고 그 뒤로도 잠깐.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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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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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가,
그래서 결론적으로 얼마나 잔인한가.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건 그런 뜻인지도 모른다.

사형수는 여섯 번 죽는다고 한다.
잡혔을 때,
일심 이심 삼심에서 사형 언도를 받을 때,
그리고 진짜 죽을 때,
나머지는 매일 아침마다.

위선을 행한다는 것은
적어도 선한 게 뭔지 감은 잡고 있는 거야.
깊은 내면에서 그들은
자기들이 보여지는 것만큼 훌륭하지 못하다는 걸 알아.
의식하든 안 하든 말이야.

고모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위악을 떠는 사람들이야.
그들은 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서
실은 자기네들이 어느 정도는 선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위악을 떠는 그 순간에도 남들이 실은
자기들의 속마음이 착하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
그 사람들은 실은 위선자들보다 더 교만하고 더 가엾어.

죽고 싶다는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거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다시 거꾸로 뒤집으면 잘 살고 싶다는 거고.

그러니까 우리는 죽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살고 싶다고 말해야 돼.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뒤에는,
아이 때부터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폭력을 휘두른 어른들이 있어요.
폭력이 폭력을 부르고 그 폭력이 다시 폭력을 부르죠.

어린 시절에 학대받은 사람들의 뇌 사진을 찍어보면
거의 다 뇌가 5내지 10퍼센트 정도는 망가져 있는 거야.
말하자면 이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망가진 엔진을 달고 다니는 자동차와 같아.

돌이 빵이 되고, 물고기가 사람이 되는 건 마술이고
사람이 변하는 게 기적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기도해주거라.
사형수들 위해서도 말고 죄인들을 위해서도 말고
자기가 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나는 안다고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위해서 언제나 기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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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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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녀가 어느 공간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 의미가 되었다.
몸이 그 공간을 긍정하는가.
그 공간에선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소외시키지 않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가.

책을 펴면, 언제든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었으니까.

소설은 그녀를 그녀만의 정서에서 벗어나
타인의 정서에 다가가게 해줘서 좋다.
소설 속 인물이 비통해하면 따라 비통해하고,
고통스러워하면 따라 고통스러워하고,
비장하면 영주도 따라 비장해진다.
타인의 정서를 흠뻑 받아들이고 나서 책을 덮으면
이 세상 누구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사랑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
누군가가 사랑만으로 살 수 있는 것처럼.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에만 골몰하지 말자.
그럼에도 내겐 여전히 기회가 있지 않은가.
부족한나도 여전히 선한 행동,
선한 말을 할 수 있지 않은가.
실망스러운 나도
아주, 아주 가끔은 좋은 사람이될 수 있지 않은가 하고요.
이렇게 생각을 하니 조금 기운이 나네요.
앞으로의 날들이 조금 기대도 되고요.

자기 시간 중 상당 부분을 일하거나,
일하느라 쓴 기력을 회복하거나,
일하기 위해 지출하거나,
일할곳을 찾고 준비하고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활동에 소모하는 우리는
그중 얼마만큼을 진정 자신을 위해 쓰고 있는지
말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요즘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신비주의가 되나 보더라고요.
자기를 너무 드러내는 세상이죠, 요즘 세상은."

삶은 일 하나만을 두고 평가하기엔 복잡하고 총체적인 무엇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행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아닌 다른 무엇 때문에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
삶은 미묘하며 복합적이다.
삶의 중심에서 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일이 삶의 행불행을 책임지진않는다.

민준은 더 이상 먼 미래를 상상하지 않는다.
민준에게 현재에서 미래까지의 거리란
드리퍼에 몇 번 물을 붓는 정도의 시간일 뿐이다.
민준이 통제할 수 있는 미래는 이 정도뿐이다.
물을 붓고 커피를 내리면서
이 커피가 어떤 맛이 될지 헤아리는 정도.
이어서 또 비슷한 길이의 미래가 펼쳐지길 반복한다.
고작 이만한 미래를 고대하며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생각될 때도 때론 있다.
그럴 땐 허리를 펴고 서서 미래의 길이를 조금 더 늘려본다.
한 시간의 미래, 두 시간의 미래, 그것도 아니라면 하루라는 미래.

‘나는 남을 위해 일을 하는 순간에도
나를 위해 일해야 한다.
나를 위해 일을 하니 대충대충 일을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일을 하는 순간에도, 일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책을 읽는 방법 중 가장 호화로운 방법.
책 속 배경으로 직접 찾아가 그곳에서 책 읽기.
미국 뉴욕에서, 체코 프라하에서, 독일 베를린에서
그 도시들을 배경으로 한 책을 읽으며 몇 시간이고 보내는 일.
독자에게 이보다 더 낭만적인 책 읽기 방법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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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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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경작지에서 싹텄다는 이유로
다소 늦은 물대기를 서두르고
나아가 수확까지 꿈꾼 그 마음을,
탐욕 아닌 다른 이름으로
에둘러 부를 방법은 없을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무도 그 멜로디를 기억하지 못하는
20초짜리 배경음악을 만드는 것도
분명 작곡인데 말이에요.
실제로는 4분 30초짜리 곡이지만,
그마저도 내레이션에 묻히게 마련이고
오히려 내레이션을 압도해서는 안 되는 것이 소임이지만,
사람들은 그 장면과
-아니 장면이 뭐였는지는 기억하려나요-
클로즈업된 연예인의 눈물만을 기억하겠지요.

사람을 지켜준다는 행위가
반드시 누군가를 해함으로써 완성되는 게 아니라,
다만 그 사람을 지지하는
버팀목 같은 것도 포함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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