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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무 ㅣ 책가방 속 그림책
찬란 지음, 마다이수 그림, 구본아 옮김 / 계수나무 / 2019년 10월
평점 :
인생길 여행에 어떤 사람을 친구로 삼고 싶으신가요?
아님, 인생길 여행에 무엇을 담고 떠나고 싶으세요?
계수나무에서 나온 길동무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아주 오래전에 함께 길을 걷기로 한 어른과 아이.
딱 봐도 대조적입니다.
큰 키와 작은 키,
어른의 정형화된 양철가방과 아이의 지저분한 배낭,
긴 그림자와 짧은 그림자,
이 둘이 담고자 하는 보물도 왠지 다를 것 같습니다.
한밤중에 만난 강도들.
어른의 가방 속 보물을 보고 웃음을 터트립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가방 속에는 어떤 보물이 있었을까요?
아이가 담은 보물을 확인하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저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물질적인 것에 더 관심을 더 많이 가집니다.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고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책 속 어른이 꼭 저같아 보였습니다.
아이의 가방 속에 담진 사물의 이름들.
그리고 함께 나누었던 말들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아이는 이것을 통해 세상을 배웠고 행복했던 거였습니다.
힘께 했던 시간의 소중함을 아이는 알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코끝이 찡해왔습니다.
아이들이 처음 말을 배우기 시작했던 때 ,
혼자 배변 운동을 시작하던 때,
스스로 걸어 첫 나들이갈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책 속 아이는 어른이 해주던것이라고 생각하고 배낭에 담았을 거지만
둘이 함께여서 가능했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로
함께 인생길을 걷고 있습니다.
제 눈에 보이는 보물이 물질적이고 외관상 반짝거리는 것은 아니었을까하고
내가 생각한 기준에서 아이가 생각하는 소중한 것을
보려고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나 반성하게 됩니다.
은근히 다가와서 묵직한 감동을 한 바구니 담아 놓은 이 책 ‘길동무’
남편에게 조용히 권해봅니다.
더 좋은 것만 보라고 더 좋은 것만 담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함께 걷는 인생길에 지루하지 않고 행복할 무엇을 담고 걸을지 생각하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힘이 되어줄 인생의 길동무가 될 수 있기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