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예술, 그중에서도 음악은 어떤 정도로든 듣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음악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없고, 동물이나 심지어 식물도 음악에 일정 정도의 반응을 드러낸다. 음악에도 많은 종류가 있지만 특히 유럽 고전음악의 경우, 듣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그 깊이에 비례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무작정 고전음악을 듣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먼저 듣고 그 경험을 잔잔한 글로 풀이해 친절히 안내해주는 책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클래식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책이 바로 그렇다. 글쓴이의 이력도 그렇고 고전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로써의 자세 또한 반듯하여 읽는 이에게 고전음악의 가치를 일깨워 주기에 적당하다. 작곡가의 생애나 특정 음악에 얽힌 사회적 배경 또는 내외적 의미에 이르기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최소한 책에 언급된 작곡가의 음악만큼은 한 번쯤 들어 보고 싶을 것이다. 남은 일은 꾸준히 듣는 것 뿐 이다. 이미 유럽이라는 장소와 시간을 넘어 인류 보편적인 예술로 승화된 고전음악은 듣고자 노력하는 그 만큼의 정신적 숭고함과 장엄함, 삶의 신비와 죽음에 대한 극복 또는 삶과 죽음마저 넘어서는 영원불멸성에 대한 힌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상을 떠나기 전 고전음악을 경험하지 못하면 참 아쉬운 삶을 산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금속 오염의 진실 - 나도 모르게 내 몸에 쌓여 나를 망가뜨리는
오모리 다카시 지음, 서승철 옮김 / 에코리브르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아래에 소개한 『플라스틱 사회』와 함께 읽은 오모리 다카시의 쓴『중금속 오염의 진실』은 좀 더 직접적인 내용을 논한 책이다. 제목 그대로 우리의 몸에 쌓여 있는 중금속과 그 위험성, 그리고 해독법 등을 다루고 있다. 대부분 일본의 사례이지만,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수은과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비소의 인체 내 축적량은 특히 뇌와 신체 각 부분에 치명적인 장애를 유발할 만큼 많다고 한다. 아마 내 머리카락을 분석해보아도 위의 물질들을 포함하여 참 많은 공해물질들이 축적되어 있을 것이다. 특히 수은의 경우는 그 양의 다소여하에 관계없이 뇌신경계에 침입하여 뇌세포를 서서히 죽인다고 한다. 이 뇌를 CT로 촬영해보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처럼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데 결국 치매로 발전하여 인간으로서의 전 존재를 부정당하게 되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일 수도 있지만, 최근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원인의 근저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들이마시는 자동차 배기가스 성분이나 수은을 포함한 식품의 섭취 등이 서서히 몸속에 쌓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나 놀라운 사실은 흔히 쓰는 치약의 성분으로 불소가 있는데,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불소는 결코 충치 예방과는 관계가 없으며, 정작 불소는 극히 미량일지라도 뇌세포를 오염시켜 과잉행동장애나 학습 부진 또는 납과 공동 작용해 억제력이 부족한 공격성향의 어린이를 양산한다는 부분이다. 치약을 생산하는 기업에서 불소의 근거 없는(오히려 극히 위험한) 충치억제력과 하얀 이를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을 적절히 자극해 담아서는 안 돼는 물질을 써 온 것이다. 그럼 이를 닦는 방법은? 치약을 쓰더라도 아주 조금만 쓰고, 가능한 한 맹물로만 양치하던가 아니면 옛날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 소금을 이용하면 된다. 명심해야 할 것은 기업에서 광고하는 내용에 속지 않는 것. 어디를 둘러보아도 공해물질과 인체에 해를 끼치는 화학물질들에 둘러 쌓여 살고 있는 우리들인지라, 개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그 물질들에 중독되어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 치명적인 질병으로 조기 사망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다행이도 이 책의 후반부에는 이러한 중금속들을 체내에서 빼내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플라스틱 사회』와 더불어 많은 정보와 함께 내 일신의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라스틱 사회 -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단 하루라도 살 수 있을까
수전 프라인켈 지음, 김승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미국의 과학 저술가 수전 프라인켈의 『플라스틱 사회』는 8월 마지막 주에 읽은 책 중 한 권이다. 책 제목이 내용을 함축하고 있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도중에 내려놓지 못할 정도로 재미있다. 플라스틱을 다룬 책이 재미있다면 필시 그 내용 때문일 텐데, 저자의 탁월한 분석력과 취재력, 그리고 개인의 경험이 결합되어 무척 흥미롭고도 방대한 정보량을 담고 있는 대중과학서로 손색이 없다. 우선 이 책의 저자가 시험해본 대로 나도 내 주변의 플라스틱을 헤아려 보았다. 그랬더니 내 몸에는 안경부터 시작하여 휴대전화, 신용카드 및 각종 회원카드, 주민등록증, 열쇠 손잡이 등, 꽤 많은 플라스틱이 늘 함께 하고 있다. 또 집 안을 살펴보니 각종 전자제품과 의자, 주방용품, 온도계 등,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꾸만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플라스틱이지만 정작 우리는 플라스틱에 대해 정말로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나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플라스틱에 대한 무지를 깨달았으니까. 저자는 플라스틱 머리빗부터 신용카드에 이르는 몇 개의 물건을 통해 플라스틱이 가져온 소비의 대중화, 글로벌 생산 시스템, 건강 문제, 일회용과 '버리는 문화', 플라스틱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 플라스틱의 재활용과 그 한계 등에 이르는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들을 철저한 현장 취재와 과학적인 분석으로 비교적 평이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내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부분은 플라스틱 위주의 '일회용 버리는 문화'다. 지금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라. 쓰레기통이 보이는가? 그 주변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지 보이는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및 파괴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작 한 번 쓰고 쉽게 버리는 우리의 행동 양식에 대한 무자각이 더욱 큰 문제다. 안양천을 산책하거나 가까운 산을 오를 때마다 눈에 띄는 PET 병과 비닐 봉투, 일회용 라이터, 장난감 등은 양심을 잊은 인간의 행태가 플라스틱의 잠재적 위험성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는 생생한 현장이다. 처음 플라스틱이 등장했을 때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가능하게 해주었던 고마운 물질에서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위험 물질로 뒤바뀌게 된 원인도 결국 그것을 쓰는 인간의 무감각한 행태에 기인하는 것이다. 바다 속 깊숙이 쌓여 있는 해양 쓰레기의 거의 대부분도 플라스틱이고, 산과 들 어디를 가 보아도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의 90% 이상이 역시플라스틱이다. 이러한 플라스틱이 자연 상태에서 생분해되려면 수 백년의 세월이 걸리고 그동안 인간과 동식물들은 플라스틱이 내뿜는 독성에 노출되어 결국 재앙이 되고 만다. 아무리 편리한 물건도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득 도 되고 해도 되듯이, 살아 있는 동안 가능한 플라스틱을 덜 쓰고 쓰더라고 현명하게 쓰며, 아무 생각 없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버리는 행태가 결국 자신의 목을 조르는 올가미임을 자작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꽤 긴 세월 동안 플라스틱에 관해 무감각했던 나의 타성을 깨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가에 대해 실질적인 실천의지를 자극해주었다. 단순히 분리수거만이 능사가 아니다. 덜 쓰고 덜 버리겠다는 개인의 의지가 사회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나 역시 이제부터라도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은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의 타성에 젖어 쉽지 않겠지만 오늘부터 실천하면 언젠가는 몸에 배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겠는가? 한 번씩 읽어보고 실천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사용법 -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사용법』은 나도 꽤 좋아하는 책을 많이 펴낸 <마음산책>이라는 출판사의 대표이자 편집자인 저자가 그동안 읽어 온 책들에서 뽑아 낸 독서에 관한 인용을 중심으로 쓴 사적 독서론이다. 뭔가 독특한 방법론을 기대하기엔 그간의 탁월한 독서법들을 능가할 만한 전혀 새로운 시각은 담겨있지 않다. 다만 "책에서 위안을 구하는 자는 행복하다. 어디 에로틱에 비길까, 나는 본능적으로 책과의 연애가 시작되었음을 안다."라는 구절만큼은 감성적으로 책읽기의 본질을 건드리는 명문이라 생각한다. 진정으로 책읽기는 그것에 빠져있는 사람에게만 삶과 세계의 깊숙한 중추를 파악하고 죽음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주며 영생보다는 소멸의 아름다움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도록 정신을 단련시켜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 읽고 양을 잃다 - 책과 인간의 운명을 탐구해온 한 편집자의 동서고금 독서 박물지
쓰루가야 신이치 지음, 최경국 옮김 / 이순(웅진)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끝없이 읽으면서 문득 드는 생각. 나는 왜 이렇게 책을 읽는 것일까? 왜 책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그러다 떠오른 것이 바로 『책을 읽고 양을 잃다』라는 또 한 권의 책이다. 이 책도 작년에 읽었는데, 이 표제는 『장자』(莊子)의 외편 [변무 제 8]에 나오는 '독서망양(讀書亡羊)' 고사에서 따온 것으로 양을 치던 장(臧)이 죽간(竹簡)을 끼고 너무나 독서에 열중한 나머지 양을 잃어버렸다는 이야기인데, 독서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지를 보여주는 예로써 저자가 책 제목에 인용한 것이다. 이 책 뒤 표지에 내가 위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의 답이 있다. [淮南子]에 나오는 " 활쏘기를 익히는 사람은 기예를 잊고, 책 읽는 자는 사랑하는 사람도 잊는다."라는 말. 바로 이것이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책을 읽고 있을 땐 온갖 의무와 시름과 고뇌가 다 사라지고 오직 책과 나만이 고요함 속에 '존재'한다. 누구든 한번 쯤 책을 읽다가 겪어 보았으리라. 방문을 닫고 독서에 열중하다가 문득 눈을 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어스름한 저녁. 배고픔도 잊고 일상사 온갖 잡사들로부터 물러나와 책을 읽는 시간의 고요함. 책장 넘기는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서 동서고금의 이름난 책들을 읽으며 그들과 나누는 한적한 내성적 대화. 책을 쓴 사람도, 책을 읽는 사람도 내외적 세계에 대한 호기심의 충족을 소통하는 방법으로 종횡무진 책 속을 누빈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잘 안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던 그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생각들과 느낌들은 두 번 다시 내게 돌아오지 않을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이토록 책에 집착하고 강박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다. 내 목숨이 유한하다는 자명한 진리. 내게 허여된 시간이 길지 않다는 그 도저한 깨달음이 나를 자꾸 책으로 이끈다. 앞으로 내 생명이 끊어지기 전까지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을까? 사설이 길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 이 책은 40여 년 동안 많은 책들을 편집한 일본의 쓰루가야 신이치가 쓴 독특한 독서 기록이다. 독특하다고 한 이유는 여타 독서기에 비해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독서인들의 일화와 그들이 남긴 한시 또는 기억술, 묵독, 책을 통한 점치기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일본 역사에 등장하는 많은 학자, 작가, 시인, 예술가들의 풍부한 독서관련 일화는 참 지식인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성찰을 하게 해준다. 그러나 아무리 책을 사랑하고 책 읽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책에서 삶과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 해도, 유한한 인간의 육체는 사그라지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짠했던 부분은 '장서인(藏書印)'이라는 소제목에서 개진되는 내용인데, 많은 책을 소장했던 사람이 죽은 후에 장서를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을지를 자손에게 유언으로 남긴 낙관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눈다. 첫 번째는 '자손영보(子孫永保)'로 책이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 두 번째는 '신후사대아진장인반신우기(身後俟代我珍藏人伴信友記)' 라는 글귀처럼 합당한 인물에게 양도한다는 것, 세 번째는 장서가 뿔뿔이 흩어지리라는 것을 긍정하고 체념하는 것(p.132~4).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면, 일단 아들에게 물려줄 것이고, 그 뒤에는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그 때까지는 열심히 읽고 사색하며 세상을 떠나기 직전엔 아마 저자가 말하듯 다독보다는 정독에 매진하여 한 두 권의 책만을 가까이 두고 거듭 읽으며 죽음을 준비하지 않을까? 그럼 내게 남을 한 두 권의 책은 무엇이 될까? 아마 『노자』나 『장자』 같은 경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짧은 구절 속에 깊은 진리를 담고 있는 책으로는 경전만한 책이 없기 때문이다. "한 권의 책을 생애에 걸쳐 정독한다는 것, 확실히 이보다 나은 독서법은 없을 것이다. 허나 정독이란 본래 다독을 한 다음 도달하는 경지가 아닐까."(p.169)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들이 참으로 많다. 더욱이 지금처럼 첨단기술이 인간의 정신을 속도와 변화에 얽어매는 시대일수록 더욱. 매진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