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냥꾼 - 어느 책 중독자의 수다
존 백스터 지음, 서민아 옮김 / 동녘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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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 수집가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한데, 『책 사냥꾼』의 저자는 한술 더 떠서 책 사냥꾼을 자처한다. 유럽 각지를 다니며 초판본이나 저자 사인 본 등을 한 권씩 사냥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책 사랑을 유머러스한 문체와 책과 관련 있는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연결하여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나 역시 헌책방을 다니면서 예기치 못했던 책과의 만남을 자주 경험했고,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책은 서재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을 사는 만큼 읽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렇게 구한 책들을 열심히 읽었다는 말이 별로 없는 것을 보아 이름난 책들을 그저 모으고 소장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는 듯하다. 하긴, 책 수집이 보석을 모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으랴만, 전자가 물질적인 욕망의 발로라면 후자는 정신적 허기의 소박한 증거랄까. 책은 아무리 많이 읽어도 결코 지치지 않는 유일한 활동이며, 따라서 독서는 나와 내 주변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지적활동이다. 우선은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홀로 사색하는 데 책만큼 좋은 벗이 있으랴! 책을 사고 읽고 소장하는 지적 분위기가 지금보다 더욱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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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
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현대송 옮김 / 역사비평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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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013. 10.18) 뉴스에서 일본의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국회의원 157명과 각료들이 신사참배에 참석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도대체 야스쿠니가 무엇이라고 일본은 이토록 집요하게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를 고집하고 있는가? 한국인은 야스쿠니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익이나 역사왜곡에 대한 반응과 마찬가지로 지적인 접근이 아닌 감정적 대응에 그치고 있지는 않은가? 이 때 필요한 책이 바로 다카하시 데쓰야 동경대학 교수의『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다. 이 책은 지난 2월에 한 번 읽었고, 그 뒤 미디어에서 야스쿠니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되풀이해서 읽어 왔다. 저자는 일본에서도 진보적으로 꼽히는 지식인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대다수 일본인들이 무의식적으로 수용하는 야스쿠니에 대한 철저한 비판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야스쿠니는 “감정의 연금술에 의해 전사자의 비애를 행복으로 탈바꿈 시키는 장치이다. 전사자를 추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를 현창(顯彰)하는 것이야말로 야스쿠니신사의 본질적인 역할이다.” 여기서 감정의 연금술이란 저자가 야스쿠니의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개념으로써, 아시아 침략 전쟁으로 아들을 잃었다면 당연히 슬퍼해야 할 부모의 감정이 국가가 나서서 성대한 의식을 치루고 나면 호국 영웅으로 받들어져서 큰 기쁨으로 여겨지는 상황이 마치 연금술과 같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국가가 타국을 침략하기 위해 동원된 전쟁에서 전사한 뒤 호국영령으로 떠받들어져 야스쿠니에 모셔졌으니 오히려 국가와 천황의 은덕에 감사하고 기뻐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발상에서 야스쿠니의 존속 의미가 정당화된다는 뜻이다. 즉, 야스쿠니는 패배한 전쟁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고 다음 전쟁과 전사자를 준비하기 위한 지극히 일본적인 피의 전당인 셈이다.

 

      일본 내에서도 야스쿠니에 대한 관점이나 찬반론이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야스쿠니가 추도와 위령시설로 이해되고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자 또는 희생자들을 위한 종교시설이라고 주장해도, 그 희생자들이 국가가 벌인 침략전쟁에 동원되어 원하지 않는 싸움을 하다가 죽은 것이라면 왜 A급 전범들과 조선인, 대만인까지 합사하였는가가 문제 된다. 정작 원자탄에 희생된 일본 민간인이나 오키나와에서 죽음을 강요당한 오키나와人들은 왜 합사하지 않았는가? 그들도 침략전쟁의 엄연한 희생자들이 아닌가? 아시아 각국에서 영미 연합군과 전투하다 그 곳에서 죽어간 수많은 일본인 전사자들 모두가 야스쿠니에 모셔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따라서 A급 전범들을 가장 상석에 두고 나머지는 형식적으로 여기는 소수 우익의 사고 자체가 이미 군국주의 시절을 잊지 못하고 자위대의 군대로의 격상과 집단 자위권의 확대 등으로 구체화 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야스쿠니는 언제든 일본인들을 재집결시켜 장차 일어날 수도 있는 전쟁을 정당화하고 국민들의 대량 희생을 강요하는 지극히 위험하고 왜곡된 역사관과 현실 정치의 후진성을 밑에 깔고 존속해 온 지극히 일본적인 정신의 딜레마일 뿐이다. 한국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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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종말 - 건강과 질병에 대한 새로운 통찰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김영설 옮김 / 청림Life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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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내과 및 공학 교수이자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암 전문의인 저자가 『질병의 종말』에서 강조하는 메시지는 오히려 단순하다. 염증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며 질 높은 수면을 유지하라는 것. 인간의 몸은 하나의 시스템이므로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 노력하라는 것.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암이 생기고 갖가지 질환에 시달린다는 것이야 이제는 상식이지만, 내 몸이 하나의 시스템이라 할 때 어떻게 해야 그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 내 건강은 내게 달려 있다는 상식마저 철저하게 지키고 살기에는 현대인의 삶이 너무도 많은 스트레스를 강요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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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재즈 카페
이종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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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학의 『길모퉁이 재즈 카페』를 읽고 나서 들었던 첫 번째 느낌은 바로 자유. 재즈를 연주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정신적 자유를 극한까지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거기에 고독을 아는 남자라면 재즈의 색소폰 선율이 왜 그렇게 남자의 마음을 울리는지도 금방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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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탄생 - 해방 한국전쟁기 한국인의 질병과 위생 의료
전우용 지음 / 이순(웅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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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용의『현대인의 탄생』은 부제인 '해방~한국전쟁기 한국인의 질병과 위생, 의료'로 짐작할 수 있듯, 미시사의 관점으로 해방기부터 6.25 전후의 한국 현대사의 일부를 의학적 시각으로 풀어 가고 있는 독특한 역사서다. 현대의 한국인들이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내면화하기까지, 해방 전후와 한국 전쟁기는 말 그대로 혁명을 강요했다. 그 과정에서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은 충돌과 타협을 거쳐 각자의 영역을 확보해 나갔고, 한국인들도 그 질서 속에 강제로 편입되어 '국민'으로서의 identity를 형성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결국 오늘의 나는 숱한 죽음과 질병의 위협을 물리치고 어떻게든 살아남아 생명을 보존하고자 발버둥 치셨던 고난의 한국인 부모님께서 나누어주신 소중한 목숨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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