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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 ㅣ 소원어린이책 1
토마시 마우코프스키 지음, 요안나 루시넥 그림, 최성은 옮김 / 소원나무 / 2018년 1월
평점 :
이사오기 전에 살았던 곳에서는 앞집에 몸이 조금 불편한 아이가 살았었다.
그 아이를 볼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들곤 했다.
보통 장애인을 만나면 무작정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아니라고 들었었기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다 그냥 지나쳐버린 경험은 비록 나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아이의 반에도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떻게 대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은 우리에게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 잘 알려주는 재미난 책이다.

주인공 카밀은 일곱 살이고, 위로 한 살 차이가 나는 누나 주지아가 있다.
카밀은 태어날 때부터 앞으로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자만 전혀 불행하지 않다.
오히려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유쾌한 아이이다.

카밀에게는 보통 사람들과 같은 헬렌카 고모가 있다.
카밀에게 항상 가엾은 불구 조카라 부른다.
사람들이 장애인을 보면 가엾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헬렌카 고모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듯 하다.

하지만 카밀은 헬렌카 고모말고도 사랑이 가득한 아빠와 엄마 그리고 조지아 누나가 있다.
이들 가족은 카밀을 불쌍한 아이로 생각하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하든 카밀도 같이 하는 가족들..
하물며 카밀은 누나와 자전거를 타다가 큰개의 위협을 받지만 기지를 발휘해서 누나와 자신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호숫가에서 미끄럼틀을 타기위해 사다리를 올라갈때 뒤따라 올라온던 사내아이들은 빨리 올라가라고 성화를 부린다.
하지만 차분하게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린 카밀을 보며 사내아이들은 놀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축구를 하며 노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상과는 많이 달라서 감동을 느꼈다고나 할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놀리거나 따돌리는 아이들의 모습인데 책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배척하는 모습이 아닌 함께 하는 모습이어서 아이들도 많이 배울수 있을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부분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는 모두 20가지 이다.
그 에피소드마다 카밀은 우리들과 다를바 없는 유쾌한 아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단지 앞이 안보여 조금 불편하지만 과한 친절을 배푸는 것이 좋은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와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모습!!
지하철을 타서의 에피소드를 보며 장애인은 과연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며 주변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장애인인지..
아니면 단지 앞을 못보지만 우리들과 모든것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장애인인지...
예전에 고정욱 선생님의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고정욱 선생님은 몸이 불편한 사람만이 장애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사람도 장애인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도와주려고만 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불편하게 할 수 있음을 알고 적당히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은 바로 그런 모습을 2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장애인을 동정심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 배려하되 공편한 기회를 나누는 것이야 말로 정말 필요한 것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었고,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던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같은 반에 몸이 불편한 친구에게 무조건적으로 배려만 하지 말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겠다고 말하는 우리 아이..
카밀과 그의 주변 사람들처럼 우리 아이도 몸이 불편한 친구와 함께 재미난 학창생활을 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길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