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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강금순 - 강제동원과 군함도 그리고 일제 강점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 ㅣ 도토리숲 평화책 3
강이경 지음, 김금숙 그림, 이재갑 사진 / 도토리숲 / 2017년 8월
평점 :
군함도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군함도의 존재와 우리민족의 억울함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군함도에 관련된 이야기와 책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도 이렇게 우리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데.. 우리 아이들은 나처럼 무지한 사람으로 크면 안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엄마 강금순...
이 책은 군함도 뿐만이 아닌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일본에게 강제동원으로 끌려간 우리 민족들의 삶을 총제적으로 보여준 책이다.

총 87페이지 분량의 아이들이 읽기 편하게 쓰여진 "우리 엄마 강금순"
이 책은 배동록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쓴 것이다.
할아버지가 태어나기도 전인 배동록 할아버지의 가족사진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고프고 가난한 일제 강점기에 굶어죽는 사람이 허다하던 그 시절...
어머니 강금순은 네살에 어머니와 남동생을 잃는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강금순의 어머니와 남동생은 굶어서 죽은 것이다.
어릴때부터 일을 하게 된 화자의 어머니는 열여덟살이 되던 해에 일본놈들이 여자들을 잡아간다는 소리에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된다.
비록 가난한 총각이지만 성실한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고 가난에 허덕이던 아버지는 돈을 벌러 일본으로 가게 된다.

혼자 남아 아이들 4명을 기르던 어머니..결국 아이들 손을 잡고 일본으로 가게 되는데..
이 내용을 나타낸 삽화를 보면 그때의 상황이 아련하게 눈에 그려진다.
그리고 어머니와 형제들만 색칠되어져서 뚜렷하게 눈에 띄는게 안쓰럽다.
글도 그렇지만 삽화가 주는 이야기가 아련하다.

일본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 한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게 기쁜 형제들..
하지만 일본에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들려준 모집이나 강제로 일본으로 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로 참혹한 것들이었다.
자유도 없고, 아무리 아파도 일을 해야하고,죽은 사람도 많이 생기는 그곳의 생활...
그러면서 탄식처럼 내뱉는 말이 가슴을 찡하게 하고 눈물이 나게 만든다.
"나라를 잃으면 개돼지 취급을 받는 기라.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나라를 누가 팔아묵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 죄없는 백성들만 고생인 기라."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카이. 아무리 그케도 같은 인간 아이가? 그런데 우찌 그랄 수가 있노?" p43
그 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해방을 맞이하지만 돈이 없어 조국으로 돌아올 수가 없는 사람들이 많았고, 조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남아서 돈을 모으는 도중 우리나라에서는 6.25 전쟁이 일어나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눌러 살게 된 사람도 많았다.
강금순 할머니 가족 역시 일본에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자식이 커서 결혼도 하고 손주도 본 어머니...
'강제동원 연행을 생각하는 모임'에 아들의 설득에 나가게 된 어머니는 사람들 앞에서 강연도 하게 된다.
하물며 일본학교에서도 당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일본 놈들은 참 나쁜 놈들이라! 사람이 그랄 수가 엄따!"
"절대로 그때 일을 잊어선 안 됩니더. 잊으면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됩니더.
조선사람, 일본 사람 다 같은 사람입니더. 그카이 사이좋게 살아야 합니더. 전쟁은 나쁜 기라예. 전쟁하면 다 죽습니더."
이 부분을 읽는데 어찌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

이 책은 단순히 강금순 할머니 가족을 이야기 한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과 군함도 그리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슬픈 역사이기도 하다.
책 뒷편에는 강제동원이란 무엇인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고,
또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재갑님이 손수 찍으신 '나가사키 군함도 지옥섬 입구의 사진'도 있어서
간접적으로나마 우리 민족의 한을 느껴보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은 이야기의 흐름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야할 책인것 같다.
우리의 슬픈 역사를 아이들이 제대로 알고 커야 다시는 그러한 일을 겪지 않을 것이고,
다시는 억울하게 당하고만 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해보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