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5 - 완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5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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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일으키려는 친구들에게 동참한 마리우스는 경찰과 대치 상태에 있다. 그런 와중에 자베르는 혁명 일당들에게 붙잡혀 자신의 앞날을 알 수 없게 되었고, 마리우스가 코제트에게 보낸 편지를 받아든 장 발장은 바리케이드 안으로 들어와 그들의 편에 섰다. 그리고 어린 가브로슈는 공격을 받고서 누나 에포닌을 따라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경찰들에게 공격을 받은 마리우스의 친구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고, 마리우스 역시 목숨을 부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장 발장이 죽어가는 그를 데리고 지하 하수도로 향했다.




드디어 기나긴 이야기의 끝에 다다랐다. 코제트가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를 떠날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마리우스는 좌절한 나머지 혁명을 일으키려는 친구들의 편에 섰다. 그러면서도 코제트가 걱정할까 봐 그녀에게 마지막을 암시하는 편지를 보냈는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편지는 장 발장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전까지 마리우스의 존재를 못마땅하게 여긴 장 발장이었으나 무슨 영문인지 그는 바리케이드 안에 들어가 그들의 편에 섰다. 장 발장은 그들에게서 건네받은 총을 들고 있긴 했으나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지는 않았다. 그러다 마침 그곳에 붙잡혀 있던 자베르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 뒤에 거짓으로 총을 쏜 뒤 풀어주었다. 끈질기게 자신을 추적하며 법의 처벌을 받게 하려는 경찰을 풀어줌으로써 용서를 건넨 것이었다.

이후 마리우스가 숨이 끊어지려 할 때에 장 발장은 그를 데리고 바리케이드를 탈출해 지하도로 내려갔다. 오물이 들어찬 공간에서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운 건 개의치 않고 마리우스를 어떻게든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한 장 발장의 희생정신이 눈물겨웠다. 그의 숨이 아직은 붙어있는 동안 제 집에 데려다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하수도에서 장 발장은 테나르디에를 마주하게 됐고, 하수도를 빠져나온 직후에는 끈질긴 자베르와도 대면하게 되었다. 장 발장의 부탁으로 마리우스를 할아버지 질노르망의 집에 데려다주었고, 이후 마지막으로 코제트를 보려고 하는 청 역시 자베르는 들어주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베르는 장 발장이 코제트를 보러 들어갔을 때 홀연히 사라져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부분이 가장 의외였던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자베르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며 살아온 인생이 부정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장 발장을 쫓는 자베르가 없어졌고 죽을 줄만 알았던 마리우스는 노인 질노르망의 헌신적인 보살핌 덕분에 회복되었다. 그로 인해 결혼 허락까지 받게 되어 코제트와 행복해질 날만 남았다.

그러나 자신의 양심을 거스르지 못했던 장 발장의 고백으로 인해 마리우스는 그를 멀리하게 되었고, 아내가 된 코제트 또한 아버지 장 발장의 갑작스러운 냉대로 인해 서서히 멀어졌다. 그로 인해 장 발장이 마음의 병이 커져만 가서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던 찰나 기회주의자 테나르디에 덕분에 마리우스는 모든 진실을 알고 코제트와 함께 용서를 빌러 간다. 덕분에 장 발장은 사랑하는 코제트의 곁에서 마음의 짐을 덜어버리고 행복하게 눈을 감았다.

기나긴 소설을 읽고 나니 장 발장이 너무나 가엽고 안타까운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카들을 먹이기 위해 빵 하나를 훔치고 탈옥 시도를 하다 19년이나 감옥살이를 했고, 세상으로 나온 뒤에는 사람들의 냉대를 받았다. 그러다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살았을 땐 자신보다는 다른 이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으며 이후엔 코제트를 위한 인생의 길을 걸었다. 이런 와중에 자베르는 계속해서 장 발장을 쫓았으니 그는 평생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없었던 게 당연했다. 마지막엔 코제트를 결혼시킨 이후에도 가슴 앓이를 하다 극적으로 슬픔을 떨쳐내고 세상을 떠나 애처로웠다. 회개한 이후에는 온전히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았으니 장 발장은 성인이 맞았다.


긴 소설을 드디어 끝내서 후련하기도 하고 결말로 인해 헛헛한 마음도 든다.

"옛날에는 살기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는데, 오늘은 살기 위해 이름 하나를 훔치고 싶지 않소." - P381

"내가 이 아이를 결혼시킨 날, 일은 다 끝났소. 나는 그녀가 행복한 것을 보았고,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있고, 거기에 착한 노인 한 분이 계시고, 두 천사들의 부부가 있고, 그 집에 온갖 기쁨이 있는 것을 보았고, 그리고 다 잘 된 것을 보았으며, 나는 생각했소. ‘너는 들어가지 마라.‘라고." - P375

"그녀의 행복, 그것은 내 인생의 목적이었다. 이제 하느님은 나에게 퇴출을 허락하셔도 좋다. 코제트, 너는 행복하다. 내 시대는 끝났다." - P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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