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2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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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틴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 장 발장은 자신을 잡기 위해 쫓아오는 자베르에게서 달아난다. 하지만 그는 얼마 가지 못해 붙잡혀 다시 지옥과도 같은 감옥에 들어갔다.

수감 중에 노역을 나간 장 발장은 위험에 빠진 선원을 앞장서서 구출하게 된다. 선원은 무사했지만 안타깝게도 장 발장은 바다에 빠졌고, 이후 그의 시체조차 떠오르지 않아 모두들 그가 죽었다고 여긴다.


1823년.

8살이 된 코제트는 여전히 테나르디에의 식당 겸 여관에서 하녀처럼 일을 하고 있다. 테나르디에 부인은 코제트를 구박만 하며 제대로 먹이지도, 제대로 입히지도 않는다. 너무 어릴 때부터 눈칫밥을 먹으며 살아온 코제트는 테나르디에 부부가 시키는 대로 묵묵히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었다.

그러다 늦은 밤에 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코제트는 테나르디에 부인의 성화에 어두운 밤길로 나갔다. 물을 길어 돌아오는 길에 코제트는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자신의 물동이를 들어주며 이것저것 묻는 말에 대답을 해줬고, 쉴 곳이 필요하다는 그와 함께 여관으로 돌아온다.




가여운 팡틴은 사랑하는 딸을 다시 안아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팡틴의 유언을 들은 마들렌 씨, 즉 장 발장은 어떻게 해서든 코제트를 찾아내 보살펴주려고 했다. 아이를 찾고서 자신의 벌을 달게 받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나쁜 짓을 조금이라도 한 사람을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자베르로 인해 장 발장은 도망을 쳐야만 했다. 안타깝게도 장 발장은 다시 붙잡혀 옥살이를 하게 됐으나 선원을 구출하다가 바다에 빠진 덕분에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어 코제트를 찾아 나설 수 있었다. 그동안 공장을 운영하며 번 돈을 찾아 코제트를 성심껏 키우려고 마음먹었다.

이런 사정을 전혀 모르는 코제트는 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의 괴로움을 전부 깨달아 버렸다. 테나르디에 부부가 원하는 대로 돈을 보내주던 팡틴이 이제는 유명을 달리해 그들은 돈을 뜯을 구석이 없어 아이를 학대했다. 어린 코제트에게는 그렇게 못되게 굴면서도 자신의 딸들은 인형처럼 곱게 기르는 그들이 과연 사람인가 싶었다. 측은지심이라는 게 없는 못된 인간들이라 제발 벌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악행을 괴로워하며 읽었다.

어린 코제트에게는 억겁과도 같았을 시간이 지나고 장 발장이 추레한 행색으로 아이를 찾아왔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 장 발장은 코제트의 안내로 테나르디에 부부의 여관에 묵었고, 그들이 바가지를 씌운 대로 숙박비와 잡다한 비용을 지불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를 버리고 싶다는 테나르디에 부인의 말에 그럼 자신이 데리고 가겠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남편 테나르디에는 이 기회를 붙잡아 빚을 조금이나마 탕감하고자 잔꾀를 부리지만 장 발장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둘이 함께 떠난 장 발장과 코제트는 한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조용하고 단출한 집을 빌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진정한 부녀 관계로 거듭났다. 그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행복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끈질긴 자베르로 인해 장 발장과 코제트는 안락했던 집을 떠나 다시금 도망을 쳐야만 했다. 장 발장은 코제트가 자신으로 인해 도망쳐야만 하는 게 괴로웠지만 이제야 찾은 이 아이를 두고 그 어디로도 갈 수 없었다. 그러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다행히 장 발장은 마들렌이었던 시절에 목숨을 구해줬던 포슐르방 노인을 만나 그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수녀원에서 잡다한 일을 하는 포슐르방 덕분에 장 발장은 자베르의 매서운 눈길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코제트는 수녀원의 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레 미제라블> 2권은 붙잡혔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장 발장이 코제트와 재회하는 과정과 쫓아온 자베르로부터 도망을 쳐 수녀원에 숨어드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소설은 주인공들의 이야기 분량은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았고, 나머지 부분은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 부분과 수녀원에 관한 사설을 길게 담아내고 있었다. 내용과는 관련이 거의 없어서 상당히 지루했던 2권이었다.

3권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은 그가 만난 두 번째 흰빛의 출현이었다. 미리엘 주교는 그의 마음의 지평선에 미덕의 여명을 떠오르게 해 주었고, 코제트는 사랑의 여명을 떠오르게 해 주었다. - P232

코제트의 본능은 하나의 아버지를 찾고 있었다. 마치 장 발장의 본능이 하나의 어린아이를 찾고 있었듯이. 서로 만나는 것, 그것은 서로 발견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두 손이 맞닿은 신비로운 순간에 이 두 손은 꼭 붙어 버렸다. 이 두 영혼이 서로를 보았을 때,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서로 알아보고 서로 꼭 껴안았다. - P233

그는 이제부터는 자기 생활의 근본인 다음과 같은 진실을 똑똑히 깨닫고 있었다. 즉 코제트가 거기에 있는 한, 이 아이를 자기 곁에 가지고 있는 한, 자기는 이 아이를 위해서밖에는 아무것도 필요치 않고, 이 아이 때문에밖에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 P275.276

그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 그 평화로운 정원, 그 향기로운 꽃들, 즐겁게 떠드는 그 어린아이들, 근엄하고 소박한 그 수녀들, 그 고요한 수녀원, 이런 것들이 서서히 그의 속에 스며들어가 그의 마음은 점점 그 수도원 같은 고요로, 그 꽃들 같은 향기로, 그 정원 같은 평화로, 그 수녀들 같은 소박함으로, 그 어린아이들 같은 기쁨으로 되어 가고 있었다. - P45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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