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 미사키 요스케의 귀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6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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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가이 후히토라는 남자가 어느 유치원에 침입해 유치원생 3명과 교사 2명을 살해하고 도망쳤다. 고테가와 가즈야와 와타세 형사가 렌터카를 타고 도주 중인 용의자를 붙잡기 위해 애를 쓰는 와중에 본부에서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해 알려줬다. 용의자 센가이의 특이사항으로는 마약 소지 혐의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 사실로 인해 고테가와는 벌써부터 용의자가 심신 상실을 이유로 처벌을 받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을 한다. 다행히 용의자를 발견해 붙잡았는데, 센가이는 두 형사에게 붙잡히기 직전에도 마약을 하고 있었다.

극악무도한 범인은 바로 검찰에 넘겨졌다. 검찰청사 내에서도 유난히 출세욕이 두드러지는 아모 다카하루가 센가이 사건을 맡게 된다. 그는 법으로 죄를 처벌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사람인지라 센가이의 잔인한 범죄 사실이 속을 끓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피의자 소환 조사 때는 냉철함을 유지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센가이를 조사하는 와중에 졸음이 쏟아졌다. 사무관인 우가 마사미 또한 이상함을 느꼈는지 화장실로 향했고, 아모는 곧바로 쓰러지고 말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무렵 집무실 바깥에 대기 중이던 경찰이 총소리가 났다며 들어와 아모를 깨웠다. 놀랍게도 센가이는 가슴에 총상을 입고 즉사했고, 아모의 눈앞에 권총이 놓여있었다. 그 즉시 아모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검사로 언론을 비롯한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됐다.
졸지에 범죄자가 된 아모가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밀실에 가까웠던 집무실 내에 두 사람뿐이었고, 과학 증거 역시 아모를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이번 소설은 <다시 한번 베토벤> 이후 10년 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미사키 요스케는 그동안 콩쿠르에 참석했고, 폴란드에서의 사건으로 유명해져 세계 투어를 다니게 됐다. 그리고 미사키가 연수원 시절에 친하게 지내며 그가 음악의 길을 걷도록 얼떨결에 도운 아모 다카하루는 검사가 됐다. 미사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실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검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아모는 하루아침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자신이 아무리 아니라고 결백을 주장해도 증거는 아모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아모의 모습은 마약을 한 뒤에 5명을 죽인 센가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는 점에서 모순적으로만 느껴졌다.
검사가 청사 내에서 용의자를 죽였다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인해 아모의 사건을 미사키 교헤이가 맡는다. 미사키 요스케의 아버지인 엘리트 검사였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미사키가 아모와 약속한 게 있었기 때문에 돌아오리라는 건 당연했고, 그로 인해 이번 소설에서 아버지와 어떤 모습으로 대립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됐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있던 아모 앞에 미사키가 기적적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사건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센가이가 유치원에서 벌인 살인과 아모가 검찰 조사 도중 그를 죽였다고 하는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시작하면서 오래전의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사건에는 당연히 여러 사람들이 개입되어 있었는데, 허망한 죽음으로 복수의 칼을 갈던 이들의 존재가 마지막에서야 드러나 역시,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린아이를 죽인 건 너무 끔찍한 짓이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할지라도 아무 죄 없는 아이를 죽인 건 천벌을 받아 마땅했다.

그러면서 소설은 심신 상실이라는 상태에 대해 논쟁의 여지를 남겼다. 소설에서는 마약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에 대해 심신 미약을 이유로 주취감형을 해주는 걸 예사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대체 왜 그딴 제도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읽는 동안 남의 나라 얘기로만 보이지 않아서 분노가 치밀었다. 다른 소설을 읽을 때도 생각했었는데, 일본이나 우리나라 법체계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두 나라 모두 반드시 개선해야 될 부분이다.

아무튼, 아모를 돕는 사람은 미사키 요스케에서 시작되었는데, 이후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작가인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 속 캐릭터들이라고 한다. 작가의 소설은 이 시리즈만 읽었기에 캐릭터들을 찾아봤는데, 잠깐 등장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 해당 주인공들의 시리즈도 모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번에는 음악에 대한 표현이 아주 짧게 등장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으나 그 아쉬운 마음을 미사키 요스케가 법정에서 아모를 변호하는 멋진 모습으로 대신 채워주었다. 피아노 천재에다가 대리지만 변호사로서의 모습도 완벽해서 너무나 멋진 주인공이다.
이번 시리즈도 재미있게 읽었다.

"아모 씨가 그러셨잖아요. 어떤 계기로 내가 피고인이 되면 도우러 와 달라고요. 약속을 지키러 왔습니다." - P144

"방법과 기회, 동기. 그로부터 도출된 용의자, 그리고 자백. 일련의 화음에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면 그건 어딘가에 불협화음이 잠재돼 있다는 뜻이에요." - P153

"뭐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중요합니다만 그 이상으로 놈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가능하면 제 손으로요. 그러지 못하니 검찰과 법원에 역할을 넘긴 거죠. 하지만 그놈이 유치원을 습격했을 때 심신 상실 상태였다면 놈을 벌하지 못할 거라고 누군가가 알려 주더군요. 그게 말이나 됩니까? 사람을 다섯 명이나 죽인 인간쓰레기가 무죄라뇨. 정말로 그런 판결이 나온다면 누가 그런 엉망진창인 법을 믿고 따르겠습니까?" - P248.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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