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아웃랜더 1~2 - 전2권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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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1945년.
결혼한 지 8년이 되었지만 전쟁으로 인해 정작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은 클레어와 프랭크 부부는 드디어 신혼여행을 오게 됐다. 스코틀랜드는 역사 교수로 부임 예정인 남편 프랭크가 좋아하는 과거사를 되짚을 수 있는 곳이었고, 육군 간호사로 일했던 클레어 또한 식물을 좋아하는 취향에 맞는 여행지였다.

한창 여행을 하던 두 사람은 우연히 어떤 커다란 선돌 사이에서 마을 여자들이 이른 시각에 모여 춤을 추는 걸 목격하게 된다. 그날 밤, 클레어는 선돌 근처에 핀 식물을 보러 다시 갔다가 마치 돌이 소리를 지르는 듯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정신을 다잡고 프랭크가 있는 숙소로 돌아가려던 클레어는 킬트를 입은 남자들을 본다. 무슨 영화 촬영이라도 하나 싶었지만, 그런 남자들은 한둘이 아니었고 그들이 들고 있는 무기 또한 현대의 것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그러는 동시에 클레어 앞에 프랭크와 아주 닮은 한 남자가 나타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코틀랜드인에게 납치되는 일까지 겪는다.



선돌 주위에서 춤을 추는 여자들을 목격한 뒤에 클레어는 200년 전의 스코틀랜드로 뚝 떨어지게 됐다. 그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현실을 부정하고 꿈이라 여기겠지만, 남편이 역사학자라 들은 게 많아서 그런지 그녀는 상황을 금세 파악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700년대의 과거라서 할 수 있는 게 없긴 했지만 말이다.

가뜩이나 잉글랜드인인 그녀는 다행히 남편 프랭크의 선조인 조너선 랜들과 가장 먼저 마주 하긴 했지만, 의심을 사는 바람에 끈질긴 악연이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 잉글랜드인에게 적대적인 스코틀랜드인이 나타나 클레어를 납치해 끌고 갔다. 아직 문명이 발전되지 않은 시대이고 여자들이 제대로 된 권리를 받지 못했던 때라 늦은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는 클레어는 창녀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그녀는 보통 여자가 아니라 전쟁을 겪고 그 전쟁터에서 다친 병사들을 치료하던 간호사라 그런지 굉장한 패기를 보여주며 다소 야만적인 이들의 기를 한풀 꺾어 놓았다. 그러는 동시에 싸움을 벌이다 다친 한 남자를 치료해 주는 직업정신을 발휘하게 된다.
이 사건으로 클레어는 매켄지 영주의 성에 들어가 치료사로 지내며 틈틈이 도망칠 기회를 엿본다. 하지만 여러 사건에 얽히고 가문 사이의 일이나 마녀사냥 등으로 인해 클레어는 번번이 위기에 처했다. 거기에 잉글랜드 군인 조너선 랜들이 클레어를 마주할 때마다 숨통을 조이곤 해서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스코틀랜드인이 되는 것뿐이었기에 클레어는 이곳에서 처음 치료를 해줬던 제이미와 부부가 된다.

정말이지 클레어가 너무 끔찍하고 많은 일을 겪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떻게 꿋꿋하게 버티는지 대단하다고 느꼈을 만큼 클레어는 온갖 사건을 겪고 또 겪었다. 게다가 이미 결혼을 한 몸인데 이 과거에서 또 결혼을 해야 했으니 곤혹스러움이 말도 아니었다. 다행인 건 클레어와 결혼한 제이미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한 뒤에는 우려와는 다르게 서로에게 깊이 빠져드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 부분을 읽으며 소설이 그저 판타지가 아니라 로맨스 판타지라는 걸 깨달았을 만큼 두 사람은 진짜 사랑을 하게 된 거라고 느꼈다. 클레어의 인생을 뒤바꿀 선택을 하게 만들었을 만큼 어느새 깊어진 사랑이라 조금 놀랍기도 했다.
소설은 클레어와 제이미의 사랑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역사를 따라 흘렀고, 제이미와 조너선 랜들의 악연까지 쉴 새 없이 몰아쳤다. 악인이 생각보다 이르게 생을 마감한 뒤에도 소설의 분량이 꽤 남아있었는데, 뒷부분은 제이미에게 남은 트라우마에 관한 내용과 깊어만 가는 클레어의 사랑으로 이어졌다.

정말 기나긴 이야기였지만 초반만 견디고 나면 금세 몰입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의 역사는 아는 게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다행히 핵심 내용을 설명을 할애한 페이지가 있었고, 로맨스가 섞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기나긴 소설은 굉장히 긴 시리즈인데 아직 국내에 출판된 게 이 작품과 두 번째 이야기뿐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그마저도 절판인 듯 하나 개정판이 새로 나올 예정인가 보다. 얼른 속편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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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하나씩 낀 결혼반지는 한쪽은 은, 또 한쪽은 금이었다. 순간 그 가느다란 금속의 무게가 마치 결혼의 구속만큼이나 무겁게만 느껴졌다. 이 반지들은 마치 자그마한 족쇄처럼 나를 침대에 붙들어 매어 두 기둥 사이에 영원히 묶었고, 외로이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심장을 찢기는 프로메테우스처럼 내 마음속 사랑을 찢고 있었다. 1권 - P629

"모든 사람의 행동은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만약 자매님께서 원래 위치에 그대로 계셨다 해도, 자매님의 행동은 여전히 그 후에 일어날 상황에 영향을 미쳤겠지요. 지금 못지않게 말입니다. 자매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책임이 있으신 겁니다. 모든 사람이 어느 시대에나 다 마찬가지죠. 유일한 차이점이 있다면, 자매님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겠습니다. 하지만 그조차 아닐 수도 있고요." 2권 - P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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