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 생활 속 단어로 풀어낸 역사 한 편! 단어로 읽는 5분 역사
장한업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한국사보다는 빈도수가 적게 접하는 세계사를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것 같아 골랐다. 단어로 알아보는 세계사라는 점에서 소소한 상식에 도움도 되고 말이다.





 

현명한 조언자라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멘토(mentor)는 신화에 나오는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타카 섬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친구 멘토르에게 자신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맡겼다고 한다. 멘토르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올 때까지 선생님이자 상담자, 친구, 때로는 아버지 역할을 하며 텔레마코스를 보살펴주었던 덕분에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이후 멘토르라는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덧붙인 것은 멘토와 붙어 다니는 '멘티'라는 단어는 공식 영어가 아닌 사람들이 인위로 만든 단어라는 걸 알아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태껏 영어로 알고 있었던 게 잘못된 표현이었다니 꼭 기억해야겠다.

신혼부부가 떠나는 신혼여행은 영어로 허니문(honeymoon)이다. 그런데 허니문의 어원은 고대 스칸디나비아 근처에서 널리 행해진 약탈혼과 관련이 있다고 해서 많이 놀랐다. 신부가 될 사람을 납치해 얼마간 몸을 숨겨야 했는데, 추적자들을 피해 숨어지내는 것에서 허니문, 즉 신혼여행이란 단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또한 신부가 쓰는 베일 역시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니 여러모로 충격이다.

악수(handshake)의 기원은 우호적인 게 아니었다고 한다. 오래전 사람들은 짐승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으며 살았기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무기를 들고 다녔다. 길을 가다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를 해칠 의도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맨손을 보여주며 상대 역시 무기를 들지 못하도록 손을 잡는 게 기원이라고 한다. 요즘엔 긍정의 인사가 아주 오래전엔 불신에서 시작되었다니 묘한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향수(perfume)는 '멀리(per)'라는 뜻과 '연기를 피우다(fume)'라는 의미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다. 향수의 역사는 대략 5000년 정도인데, 최초의 향수는 신을 기쁘게 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한다. 식물이나 나무를 태워 그 향이 몸에 배게 한 다음 제사를 지낸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연기를 멀리 보내다'라는 뜻의 향수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살롱(salon)과 마담(madame)이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 와서 의미가 퇴색되었다. 이탈리아어로 넓은 홀을 의미하는 살로네(salone)에서 유래된 살롱은 접견실, 상류 계층의 모임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루브르 궁전에서 열린 예술 전시회나 고급 미용실도 살롱이라 불렀다. 그리고 마담의 어원은 라틴어 메아 도미나(mea domina)인데, 나의 여신 내지는 황후, 지배하는 여자, 안주인, 여주인 등의 의미라고 한다. 12세기부터 17세기까지는 여성 왕족과 귀족을 지칭하는 존칭이었다.
저자는 두 단어가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인 의미, 퇴폐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하는 건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에티켓(etiquette)은 어려운 식탁 예절을 잘 습득하기 위한 커닝 페이퍼에서 시작되었다는 게 재미있었고, 계급에 따라 사형 제도가 달랐던 프랑스에서 평등한 죽음을 위해 만들어진 단두대(guillotine)는 개발하자고 제안한 사람인 기요탱의 이름을 붙인 건 좀 잔인한 처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기요탱의 자녀들은 정부에 명칭을 바꿔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성을 바꿔야만 했다니 말이다. 참고로 기요탱이 단두대로 처형당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존 몬테규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에서 비롯된 샌드위치(sandwich), 토머스 모어가 만들어낸 단어 유토피아(utopia)는 알고 있던 것이라 반가웠다. 유토피아가 그리스어로 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사(u)와 장소(topos)에서 파생한 명사 토피아가 만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장소', 즉 '이상향'이라는 단어가 되었다는 어원을 자세히 알게 됐다.



단어의 어원을 통해 역사를 알게 되었다. 잘못 알고 있던 것들, 몰랐던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단어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이 책을 통해 인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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