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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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원도서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저자의 책을 읽게 됐다. 원예학자로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과 동물, 곤충에 대해 말하며 잘못된 상식으로 퍼진 것들을 정정해 주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 동물이나 곤충을 죽이지 않고 자신의 마당에서 떠나게 하는 방법 등 또한 소개하고 있었다.






 

저자가 독일인이라 공감되는 부분이 없을 줄 알았으나 처음 들려준 이야기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만들었다. 무당벌레의 등에 난 반점으로 나이를 알 수 있다는 뜬소문이었다. 나도 어렸을 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외국에서도 도는 이야기인가 보다 싶어서 괜히 재미있었다.
무당벌레 등의 반점은 종에 따라 다르며 최소 두 개이고, 스무 개가 넘는 종도 있다고 한다. 독일에는 점 두 개와 일곱 개의 종이 가장 많다고 한다. 나는 다섯 개나 일곱 개 반점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우리나라에는 어떤 종이 가장 많을지 궁금해졌다.
꿀벌은 벌집 한 칸 안에서 살아가는지에 대해 말하던 단락은 아파트처럼 칸칸마다 벌이 살고 있는 삽화나 애니메이션을 본 기억 때문에 궁금했는데 제대로 된 답변을 해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수컷 새들이 종족 번식을 위해 알록달록 예쁘고 고운 깃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자신의 몸을 지킬 수단이 없는 종류의 새는 적들의 눈을 피해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볼품없는 색을 타고난다고 한다. 알을 품고 새끼를 키워야 하는 암컷 새 역시 화사한 깃털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공작새를 집 마당에서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예상외로 그렇다는 답이라 좀 놀랐다. 다른 새들과는 다르게 자연에서 볼 수 없고, 동물원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종이라서 키울 수 없을 거라고 단정 지었었다. 그런데 공작은 생긴 것과 달리 강인하고 적응 능력이 뛰어나서 넓은 땅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까탈스럽게 생겼는데 춥지만 않으면 잘 적응하고, 먹이도 알아서 찾아 먹는다니 좀 의외였다. 다만 공작의 울음소리는 귀를 찌르는 소음이라 이웃과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끝을 맺었다.




 

아파트에서는 그럴 일이 드물 테지만 주택에 종종 둥지를 튼 새에 대해 말하고 있었고, 유리창으로 돌진해 목숨을 잃는 새에 관한 현실적인 문제 역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말하는 작가의 사려 깊음이 와닿았다. 참고로 유리창에 돌진하는 새를 막기 위해서는 밝고 어두운색이 교차되는 띠 모양이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또한 새들은 오렌지색을 가장 잘 인식한다고 말했다.

말벌에 쏘였을 때 도움이 되는 방법, 어떤 벌레가 익충인지 해충인지 말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 비가 오면 땅에 기어 다니던 지렁이를 반으로 잘랐을 때 두 마리가 될까 하는 질문도 궁금했던 건데 이 책을 통해 해소되었다. 그리고 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 정원에 찾아오는 곤충과 야생 동물을 폭력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떠나게 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워낙 공동 주택이 발달되어 있어서 실생활에 유용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흥미로웠다.



아기자기한 삽화를 곁들여 여러 질문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게 만든 책이었다. 식물을 키우는 정원을 통해 곤충, 동물과 함께 공존하는 법에 대해 말하고 있어서 유익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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