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 클래식 콘서트 - 나의 하루를 덮어주는 클래식 이야기
나웅준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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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연주자이자 콘서트 가이드로 활동하는 나웅준 씨가 계절별, 상황별, 시간별에 어울리는 클래식을 소개해 주는 책이다. 클래식이라고 하면 진입 장벽이 높아 가까이하고 싶어도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에 어울리는 클래식을 추천해 주고 있어서 좋았다. 각 곡마다 QR코드가 있어서 바로 들어볼 수 있었고, 해당 곡에 대한 일화나 작곡가에 관한 이야기도 간략하게 실려 있었다.



1장은 일상을 굿모닝, 해피, 인조이, 굿나잇으로 나눠 여러 클래식을 소개해 줬다.
아침에 포근한 이불 속에 더 머물고 싶을 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야 할 때의 상황에 걸맞은 클래식을 시작으로 여러 곡들 사이에 단연 눈에 띄었던 곡은 화장실에서 중요한 일을 해결할 때 추천하는 클래식이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천둥과 번개 폴카"의 곡명부터 재미있었는데, 해당 곡을 들으니 상황에 퍽 어울리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다. 양치할 때는 앞서 소개한 음악가의 "트리치 트라치 폴카"를 추천했는데 곡명이 치카치카와 어감이 비슷했고, 연주시간이 2분 30초에서 3분 내외라 양치 시간에 딱 적당했다.
점심시간엔 텔레만의 "식탁음악"을, 이후 커피타임엔 당연히 바흐의 "커피 칸타타"가 등장했다.

2장은 자연을 노래하는 클래식을 주제로 하고 있었다.
봄엔 당연히 등장해야 마땅한 비발디의 "사계"중 봄이 있었고, 봄에는 모든 게 시작한다는 의미에 걸맞게 여러 클래식을 소개해 줬다. 여름에 잘 어울리는 곡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헨델의 "하프 협주곡" 1악장이다. 하프라는 악기가 이렇게 상큼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주로 듣는 피아노, 바이올린이 주가 되는 클래식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쇼팽의 "전주곡" 중 15번 빗방울은 딱 들었을 때부터 귀에 익숙했다. 곡만 알고 곡명은 모르는 게 상당히 많은 것 같다.

3장에서는 세계의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도시의 풍경에 잘 어울리는 클래식을 소개해 주고 있었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 오스트리아 빈,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심지어는 스코틀랜드의 동굴까지 등장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었다. 이 곡은 너무나 유명해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잘 아는 클래식일 것이다. 그러나 이 곡을 연주하는 기타의 주법이 "트레몰로"라는 건 처음 알았다.

이 외에 기억에 남는 곡은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기타 협주곡" 2악장인데, 작곡가는 물론이고 곡명까지 너무나 생소하지만 딱 들으면 아는 "토요 명화" 타이틀 곡이라 인상적이었다. 알게 모르게 클래식과 엄청 가까이 있었다.



몇 달 전에 클래식 관련 책을 읽은 후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됐는데, 여전히 생소하고 낯설지만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클래식과 나 사이의 경계가 조금은 허물어진 느낌이다. 특히 이 책은 일상생활에 어울리는 클래식을 추천해 준 점이 좋았고, 때로는 재치 있는 소개 덕분에 더욱 즐거웠다.

다만 아쉬운 건 QR코드로 곡을 들을 때 책에 소개된 곡 순서대로 재생 목록을 배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순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매번 목록 중에서 찾거나 QR코드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곡을 다 들을 수 있었다는 건 좋았다.



* 이 리뷰는 페이스메이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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