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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4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니콜라이는 출장을 갔다가 현 지사의 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그곳에서 니콜라이는 마리야의 외가 친척 부인을 만나게 되고, 현 지사의 부인은 니콜라이와 마리야의 혼담을 진행한다. 니콜라이는 어릴 때부터 소냐와의 미래를 그려왔기 때문인지 마리야와 결혼 생활이 어떨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니콜라이는 마리야에게 깊은 호감을 가지고 있고, 그녀 또한 니콜라이와 같은 마음이다.
방화 혐의로 체포된 피에르는 다른 수감자들과 재판을 받는 자리에서 자신의 지위나 이름을 절대로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수감되었다. 그곳에서 피에르는 플라톤이라는 남자와 가까워지고, 인생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다.
마리야는 오빠 안드레이가 로스토프 가족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조카 니콜루시카와 함께 그곳으로 향한다. 한때 안드레이와 약혼한 사이였던 나타샤는 그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있었지만, 오빠의 얼굴을 본 마리야는 그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안드레이가 세상을 떠난 후, 같은 슬픔을 느끼는 마리야와 나타샤는 언제 사이가 나빴냐는 듯 가까운 친구가 된다.
드디어 <전쟁과 평화>를 완독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등장인물들의 이름, 애칭 때문에 난감했었는데, 이내 익숙해서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었다. 2권까지도 즐겁게 읽다가 3권부터는 이전보다 재미가 조금 떨어지더니, 급기야 4권에서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보다 작가의 사설이 훨씬 길어져 소설을 읽는 건지 전문 서적을 읽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웬만하면 직접적으로 재미없다는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4권은 진짜 재미없었다. 여태까지 읽은 게 있으니 끝은 봐야 할 것 같아서 "에필로그 2부"까지 읽었는데, 사실 그 부분은 소설과 전혀 관련 없는 내용의 글이라 읽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다.
안드레이가 세상을 떠난 뒤 마리야와 나타샤가 가까워졌고, 군대에 간 로프토프 가문의 막내아들 페챠가 갑자기 죽었다. 페챠의 죽음 이후 로스토프 노백작의 죽음이 이어졌고, 아버지가 남긴 어마어마한 빚을 니콜라이가 떠안게 되어 오빠의 죽음 이후 볼콘스키 가문의 유산을 상속받은 마리야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수감됐을 때 엘렌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풀려나서야 알게 된 피에르는 나타샤에게 청혼을 하고 둘은 당연히 결혼을 한다.
"전쟁과 죽음과 결혼"이었다. 시작부터 엘렌이 죽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줄줄이 초상이 나서 살았다면 잘 됐을지도 모를 관계가 뚝 끊어졌다. 니콜라이는 돈 때문에 소냐와의 결혼을 없던 일로 치게 됐고, 뚱뚱했던 피에르가 수감생활로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자 나타샤는 그를 새삼 다르게 봤다. 아무래도 작가가 이어주고 싶은 인물들이 따로 있었는지 억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이게 대부분이고, "에필로그 1부"에 결혼 후의 부부와 아이들의 모습이 조금 있었지만 별 내용은 없었다.
후기에 보니 작가가 더 길게 기획한 소설이라던데 뭔가 좀 애매한 데서 끝난 것 같긴 하다. 사돈지간이 된 니콜라이와 피에르의 언쟁 이후 안드레이의 아들 니콜루시카의 모습으로 끝났으니 말이다.
1권을 읽었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느낌을 받은 4권이었다. 재미 면에서는 1권이 제일이었고, 갈수록 좀 흥미가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4권을 일주일 내내 붙잡고 있었다.
어쨌든 다 읽긴 했으니 보람은 있다.
"우리는 일단 익숙한 길에서 밀려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직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것이 시작되지요.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것이, 많은 것이 있어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입니다." - P442
"친구, 우리의 불행은 그물 속의 물 같아서 당기면 부풀지만 끌어내면 아무것도 없답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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