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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원더랜드 - 말라 죽은 나무와 그곳에 모여든 생물들의 다채로운 생태계
후카사와 유 지음, 정문주 옮김, 홍승범 감수 / 플루토 / 2024년 11월
평점 :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 덕분에 최근 지의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지의류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에는 출판된 자료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아
‘고목 원더랜드’ 서평단 모집에 덥석 신청서를 쓰고 말았다.
생물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했던 탓에 물흐르는 듯 읽어내기에는 힘들었으나
이끼 소년이었던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연구원이 된 현재까지의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 저자의 노력 덕분에(심지어 사이사이 큐알을 넣어주는 배려까지)
무사히 좋은 책 한 권을 읽어낼 수 있었다.
이끼, 점균, 버섯, 세균, 바이러스 등 고목과 관련된 미생물에 대한 정보는
곧 생물 다양성과 탄소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목의 보존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고목은 단순히 죽은 나무가 아니라 죽어가면서 세상을 살리는 중요한 생태계 구성원이다.
고목은 다양한 숲속 생물의 보금자리이다.
목재 부후균, 곤충, 지렁이, 다람쥐 등 다양한 생물이
고목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형성한다.
심지어 나무가 서서히 분해되면서 탄소 배출을 늦추는 역할까지 한다.
한국과 일본은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일치시켜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또한 실천해야 한다.
인간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탄소 저류를 위한 연구가 절실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무에 대한 단순한 지식을 넘어
생물 다양성의 중심에 있는 고목의 생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지구의 생태에 대한 상식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분명 '자연'이라는 용어가 가진 한자적 의미처럼,
자연을 그대로 두어 자연에 기여하는 것이 그 어떤 방법보다
인간의 지구 수명을 돕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고목은 수많은 자연현상과 연결되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구 환경이 변화하면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탄소저류다. 고목은 그 무게의 절반가량이 탄소로 이루어져 있어 분해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지만, 모두 분해되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은 아니다. 분해되기 어려운 일부 성분은 남아서 토양유기물로 탄소 저류에 기여하며, 양분을 흡착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분해 과정은 거기에 관련된 생물의 작용에 좌우된다. 흙도 인류의 존속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자원이다. -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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