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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
함윤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2월
평점 :

언론은 권력 감시라는 거대한 사명으로만 이야기되지만 저는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길모퉁이 작은 가게의 주인, 농사짓는 어르신, 마을버스를 타는 학생, ...비정규직, 경력 단절 여성,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 앞에 올려놓는 것.
그것이야말로 언론의 뿌리이지 존재 이유입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닌 가장 작은 이야기 가장 낮은 목소리 눈에 띄지 않는 삶에 주목하고, '국가가 보지 못한 국민들'이 살고 있는 현장에 소수의 목소리를 찾아 일부러 질문하고 세상이 답하기를 요구하는 언론인, 함윤호 앵커는 이 책을 통해 수십 수백의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1장 소수의 목소리
2장 삶의 현장
3장 지역의 위기와 현실
우리는 단순히 버스를 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동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기차역과는 달리 고속버스는 장애인이 탈 수 있는 배려가 부족하고 시내버스 또한 배차시간이 길거나 언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콜택시 또한 어렵다는 사실을 이전에는 몰랐다. 함 기자님의 취재로 지역 시의원과 장애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북 뿐아니라 광범위한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거리 시위에 또한 찾아가서 무엇이 문제인지,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어렵다는 당국과 소극적 행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는 학교에서 15년을 일했지만, 여전히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있었다.
행정실에서는 저를 그냥 기간제 노동자로만 볼 뿐이에요.
학교에서 일하면 학교의 일부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아요.
최저임금 수준을 받으며 방학 동안은 그마저 급여가 나오지 않아 생계유지에도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 차별 없는 학교를 원하는 외침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있다. 사립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현장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파트 타임이라하더라도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환기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부디 교육청에서 실사 조사를 통해 노동 환경과 계약 조건에 이익을 주어야 만성으로 '일손부족'을 겪는 급식노동자 처우가 개선될 수 있어 보인다. 전북 뿐아니라 전주시에서조차 행정 예산이 부족하고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극심한 불균형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귀농인들이 배우고 은퇴한 이들 뿐아니라 청년 귀농인들을 배려하는 각종 정책들이 이미 있는데도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절실해보인다. 지방 소멸을 겪는 수도권 외 거의 모든 지방에 초중고 학교와 대학교까지 학생들이 없어 폐교의 위기에 놓였다는 뉴스는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실제로 폐교된 학교들을 찾아 그리고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의 교수와 학생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지면을 할애해 그 심각성을 전달한다.
여기까지 찾아와 줄 줄은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출연자들의 말이 저를 계속 현장으로 찾아가게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한 사람의 시선을 1도만 바꿀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소수자들을 만나 하나하나 귀기울인다는 역할을 '사회복지사'가 아닌 기존 언론인이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책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대중에 알리는 일은 저자와 같은 참된 언론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임에 동감한다. 현 정부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 위원회 그리고 지방소멸과 저출산을 막으려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어 일말의 희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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