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닭이 아닌 건 너도 알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떠돌아 다니던 고기오의 눈길을 사로잡은 닭의 무리를 발견하는데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고기오는 자신과 똑같은 벼슬을 갖고 다리가 두 개 날개를 가진 닭들을 보고 같은 종족임을 확신하지만, 그들은 날 수 없는 닭이며 고기오는 날 수 있고 몸집이 훨씬 컸기에 자신들과 다르다며 배척한다.
스스로 증명해야했던 과거, 두더지와 펭귄의 무리들에서 수없이 겪었던 일이기에 슬픈 고기오는 닭들의 대장 꼬끼요에게 나흘의 시간을 부여받아 다시금 자신을 증명하게 된다 .
만약에 고기오가 나흘이 지나서도 떠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죠? 그냥 힘으로 눌러앉으면요! 닭이 아닌 게 밝혀져도 남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요? 꼬꼬댁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닭들은 각자의 고민에 빠진다. …
운이 좋다는 말은 태어나 처음 들었습니다. 울음소리가 작고 몸도 약해서 늘 놀림을 받았으니까요.
다른 닭들에게 치여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꼬꼬꼬에게 다가와 고기오는 크고 맛있는 지렁이를 챙겨주고 경계하던 작은 닭도 비오는 숲에서 고기오의 보호를 받으며 타조가 되었던 과거 그리고 두더지가 되었던 과거까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옛날 닭들 중 고기오라는 닭이 이상한 소문에 혹해 낯선 곳, 사냥이 필요없는 낙원으로 떠나자며 몇몇 닭을 데리고 떠났지만 결국 인간의 고기가 되어 다 죽었다는 꼬끼요 대장의 말에 고기오는 자신은 그 ‘고기오’랑은 다르다고 항변한다.
고기오에게 허락된 나흘 동안 닭들의 무리에 위험이 닥치고 기지와 힘을 발휘해 이들을 돕는 고기와, 무리에서 쫓겨나지 않고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까? 같은 닭이라는 것은 그에게 앞으로 어떤 의미일까?
인종, 성별, 나이에 따라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인간세상의 기본 권리, 서로 배척하고 반목했지만 상대방의 진심을 깨닫는다면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진리 또한 떠오르게 해준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는 논쟁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알에서 닭이 나오고 그 암탉에서 알이 나오는 순환 구조이기에 먼저나 나중이 무의미하듯 닭이라는 정체성은 각각의 개인에게서 인간의 정체성이 나오듯 같음이 아닌 다름을 인정해야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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