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도 특이하시고 서평책을 받아보니 양장이라는 북커버도 특이하다. 치과의사로 사는 한편 문학저널에 수필을 쓰시고 여행채널까지 그리고 우쿨렐레, 아르헨티나 악기 땅고 등 문화에도 조예가 깊다는 사실을 접하니 이런 단행본 책을 내고 싶어 얼마나 좀쑤셨던 인물인지 새삼 공감과 존경이 올라온다. 세상이 무거워도 가볍게, 인생을 빚어 삶을 디켄팅하다 등을 고민하다 나이보다 훨씬 앞서가는 그의 정신세계는 Chat GPT로 이 책의 제목을 뽑아내기에 이른다. 글을 쓰는 일, 그걸 한 권의 책으로 묶는 작업, 그리고 누군가의 책장에 꽂히게 만드는 과정을 자신의 지나온 발자국을 남기고픈 이유를 순수한 이기심, 조지 오웰의 글쓰기 이유에서 찾았다. 힌두교의 성지 인도 바리나시를 여행하던 중 독성화학 물질이 든 싸구려 밀주 아삼주를 마시고 혼돈의 아수라 장터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경험을 하는 에피소드, 미국 서부를 캠핑카로 여행하던 중 모터홈의 제약으로 물탱크와 발전기를 사용하면서 겪었던 웃지못할 에피소드, 영국의 와인 전문가 과정인 WSET를 들여와 20여 년 넘게 평생교육원 강좌를 해온 경력답게 포도 재배와 와인 제조에 관한 이야기가 1부에서 흥미를 끈다. 와인에 쓰이는 유럽품종 포도 뿐아니라 세계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딸기가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의 인기로 세계적으로 수출되다보니 국내 공급이 적긴 하지만 뿌듯함을 느낀다던지, 영국의 땅끝마을 콘월 해안가에 어부들이 손질하는 웰크(whelks)라는 바다 달팽이를 지구반대편 우리나라에 전량 수출한다는 이야기 등이 정말 재미있다.
1부 내 안에서 일어나는 물리법칙
2부 대믈리에의 출장
3부 이거 그대로 한잔 쭉 들이켜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