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아가
이해인 지음, 김진섭.유진 W. 자일펠더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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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고독, 사랑의 기도, 그 모든 것 속에 숨은 은총의 빛을 담고자 애썼던 저의 진심이 깃든 시집입니다. …이 영문시집은 제 작은 시들이 언어의 벽을 넘어 더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귀한 다리가 되어주리라 믿고 싶습니다.

2006년이 그녀의 처 시집 <민들레 영토>가 나온지 30주년이 된 해로 이 책의 토대가 되어 ‘시인의 말‘을 이 책의 서두인 시인의 말 뒤에 놓아두어 반세기에 걸친 시간 그리고 그녀의 감수성이 피어나던 시기부터 지금까지의 긴 여정을 자연, 사랑, 고독 그리고 기도로 모아 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고독과 침묵의 수도생활을 통해서 나 자신도 조금씩 ’버릴 것은 버리고‘ 한 편의 시가 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시골 출신이고 도심이 아닌 곳에서 나고 자란 이유일까 유독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 같다

나무는 나에게 늘 시를 주고 싶어합니다.

The tree always seems to desire to hand me a poem.

새로 쓰는 시인의 말 중에서.

In the Forest of June

Even before I’m aware of if

Love is there waiting for me.

As the green hope dazzles,

And the fragrance stimulates,

So shall I be born anew.


Meditating on a Tree’s Leaves

As the flower petals fall

The leaves present themselves…

I see those I’ve loved

Each with a different destiny,

Hanging thickly over the tree.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시인의 눈에 둥글고 길쭉하고 뾰족하거나 때론 어긋나기 마주나거나 한 무리의 잎들이 화려한 꽃잎이 사라지고 이제서야 보였고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살아있음을 명상하게 했나보다.


해 질 녘의 단상

…하늘을 보려면 마음을 넓혀야지

별을 보려면 희망도 높여야지

이름 없는 슬픔의 병으로

퉁퉁 부어 있는 나에게

어느새 연인이 된 나무는

자기도 춥고 아프면서

나를 위로하네


You permit me to live

Even in the desert.

You strengthen me

To endure times

Of bloody affliction

그리하여 살아있는 그 어느 날

가장 긴 가시 끝에

가장 화려한 꽃 한송이

피워 물게 하셨습니다.

오늘도

한줄기

노래가 되어

너에게 가겠다

...

평생 기도로, 그리고 중년 이후에 불치병으로 고통 속에 살면서도 곱디 고운 시어들로 독자들에게 특히 젊은 독자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하는 맑고 밝은 별 같은 마음은 오늘도 눈물의 노래로 또 책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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