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마음이 아플까 - 그림 그리는 정신과 의사의 상담 일기
전지현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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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스토리를 연재하여 책이 아닌 대중들과 소통한 글들은 특유의 생생함이 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정신건강의쌤도 좀 독특하다. 심리학, 정신의학에 기반해 상담하고 진단하는 본인들의 업이기에 임상 사례를 분석해 객관적 사실과 증상, 주관적 해석을 전달하는 글쓰기의 책들의 저술하던 관행에 역행하여 감정에 공감하는 글로 환자가 아닌 잠재적 환자나 일반인까지도 포용하는 '한 줄기의 빛'이 아닌 '한줌의 소금'같은 위로의 글과 그림을 엮어냈다.

진료실에서 매일 마주하한 환자들을 보며 진단의 복잡함, 지난한 치료과정 중에 미처 다 하지 못한 마음을 다해 이 책으로 전하고자 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의학도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일러스트, 만화를 그려왔다는 전 작가님, 애심을 가진 의사이면서 웹툰 작가라고. 웹사이트 필명 니너하리로 '정신과 의사의 일기' 를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연재하는게 저술의 맨처음 시작이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백세희 작가님은 "괜찮아,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고 손을 내밀어 잠시 아픈 마음이 치료되는 그림까지 다정했다고 추천의 글을, <알고 싶니 마음, 심리툰>의 저자 팔호광장 님은 진단보다 환자의 삶을 먼저 보려 하는 온화한 태도가 배려와 공감의 그림과 문체로 표현되어 마음이 힘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추천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큰 위로를 주는 책이 뭔지, 독자들이 사랑한 백세희 작가님의 정신과 의사와 나눈 대화를 담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최근 몇 년간 스테디 셀러로 사랑받는 것만 보아도 요즘 사람들의 마음이 힘들고 심지어 병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저자인 전지현 쌤도 매일 그림 그리고, 책 읽고, 생각을 적으며 이런 위로의 책에 대한 생각이 계기가 되었고 진짜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 자신의 열등감과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학창시절 그림은 좋아했지만 이렇다 할 꿈이나 장래희망이 없어 평탄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공부와 성적이 우리 사회에서 불안을 안정감으로 바꾸는 일임을 깨닫고 의대생이 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시험을 치르고 실습, 졸업을 그리고 국가고시까지 주변의 기대는 커졌지만 정작 본인은 앞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인기 과인 성형외과에 지원했지만 실패. 각자 목표한 내과ㅡ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원하는 과에 지원해 성장하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끝없는 고민과 괴로움을 느꼈다고...

간절했던 만큼 정신과 의사만 되면 모든 게 잘 풀릴 줄 알았습니다. ..벼랑 끝에서 저를 바라보는 것 같은 그들이 내민 손을 잡을 마지막 사람이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책임감과 부담감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나 잘 하고 있는 거죠?

우리 부모들은 의대에만 들어가면 공부와 취업을 동시에 해결하기에, 걱정과 고민이 크게 없을거라 기대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이런 저런 고민, 우리 시대 청년들이 여전히 좌절과 고민을 여전히 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을지.

대한민국 의료 대란, 특히 의대 정원 대폭(?) 늘린다는 지난 정부의 부실한 정책의 피해를 고스란히 지금의 학교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 젊은 의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드디어 정부가 바뀌었으니 빠른 정상화와 합리적 타협을 기대하며 일선의 지방 의료인들과 작은 의원들에 환자와 가족까지 '마음이 다쳤을 때' 언제든 문을 두드리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때로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너무 버거워서 넘어지기도 하죠. ...우리는 왜 자꾸만 넘어질까요?

우리가 넘어지는 이유는 어쪄면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다시 일어나 씩씩하게 걸어갈 내일에 작은 용기를 보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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