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소동 행복한 만화책방
미이 지음 / 너른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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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은 없다는게 정론인데, 인스타툰이라는 최신의 도구로 자신을 드러낸 작가 미이의 단행본은 온통 흑백이다.

작가의 내면을 그린 것 같은데 대체 어떠한 삶을 살고 있기에 '작가, 우울증 번아웃 일상툰'을 소개로 한 인스타를 운영하는걸까 싶다.


'작지만 크고, 짧지만 길었던 길었던 이 시간' 을 그려낸

(차례)1. 시작 2. 구멍 3. 손바닥 4. 휴식 5. 이후 6. 그리고 는 총 207페이지이지만 하나하나 네 컷 만화처럼 넘어간다.

시작은 아직 어릴때 평범한 일상에 돌을 던진 사건, 가족 중의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커다란 '구멍'이 난다. 여기서 말하는 구멍은 아마 상처겠지. 스무 살, 한창 꽃피울 나이 그녀의 3월은 너무도 잔인해서 무너져가는 '어른들' 남은 가족들을 아예 마주하지 않았고 슬픔에 미숙해 '그저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현실은 그래도 그녀를 일상으로 데리고 왔고 대한민국의 흔한 스무 살이 그렇듯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모든 것이 새로운 이곳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녀에게 적응해나가길 강요했고, 친절한 사람을 연기한 그녀에게 따라온 건 나쁜 소문들이었다. 호감을 즐기는 아이, 편견을 덧씌운 소문들을 듣고 당황한 다음 드는 감정은 억울하고 '불쾌'하다였다고.

뒷말을 무시하다가 그것이 앞으로 들여오니 이제 외면할 수 없는 게 되고 어느 순간 자신조차 사실인 양 납득하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는.




내가 나라서.

...나를 가장 괴롭히는 원흉은 '나'였다.

이런 감정을 '자괴감' 이라 하는걸까? 자신의 무능, 한심함을 자책하는 감정은 그녀를 계속 따라다녔고 우울감은 일상을 잠식하기에 이른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가족들은 정작, '나보다 더한 생지옥'을 살고 있기에 '나라는 짐'을 더 얹을 수가 없는 상처받은 영혼까지 잠식된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니 무표정한 얼굴, 얽히고 설킨 실타래, 뾰족한 칼과 가시로 표현되고 빛과 대비되는 어두움, 까맣게 물든 몸으로 표현된다.



신경정신의학에서는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진단하는 감정들과 사고들로 20대를 보낸 작가가 자전적 이야기를 표현하며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로하고자 했고, 조용한 곳으로 '도망'은 곧 나를 치유하는 길이 되어 진정한 휴식은 아니지만 일말의 희망으로 긴 터널을 지나는 과정을 그린다.

어느새 타인의 무게를 얕잡고 자기연민과 피해의식에 찌들었다. ...크고 작은 고통은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아픔이 가장 중요하다. 불행을 비교하는 오만함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누구나 건강했으나 어떤 불의의 사고로 혹은 의도치 않은 실수로 정신이 병들 수 있다. 정신은 말짱한데 몸을 혹사시키는 법은 없나보다. 이 책을 그리고 쓴 작가 미이는 정신을 다잡기 위해 떠났고 돌아오기 까지 몸을 쉬며 자신의 감정을 생각을 '쓰고 그렸다', 우리는 누구나 어두운 시절을 지나지만 그 수렁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작가처럼 빠져나와 지금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해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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