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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 - 자, 오늘은 뭘 먹어 볼까?
마츠시게 유타카 지음, 아베 미치코 그림, 황세정 옮김 / 시원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얼마 전 내한해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홍보차 왔던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 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거의 동시에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이다. 배우와 감독 그리고 심야의 음악 식당의 DJ 에다 매거진의 주간 기고까지 대체 몇 개의 직업인지, 참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신다^^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는 동명의 만화 원작이자 2012년 부터 일본에, 그리고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 중이며, 티비 시리즈 촬영차 우리나라 노포에 와서 '한국편'을 찍었을 때도 재미있게 봤던 에피소드가 뇌리에 남아있다.
스스로 삼류 배우라고 하며 일본 전통음식과 현대 음식을 역사와 함께 소개하는 이 매력적인 글과 삽화는 얼마나 재미있을지...?
우리나라에선 생일이나, 출산하고 난 산모가 먹는 미역이 그에겐 술안주라고 여겨지고.
고기와 생선의 맛과 향을 표현해내는 안목에 그가 살찐 거구가 아닌 깡마른 노인이라는 편견을 가졌던데 의문을 갖게 된다. 일품요리 고코케 멘치카츠, 일본음식이 아닌 중국 샤오롱바오, 자완무시 등등...
고로케도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좀 더 화려하게 변신시킬 수 없을까. 그런 조연들을 모아 일본 드라마를 만들면 어떨까. 같은 업계에 속하는 전갱이 튀김이나 오징어 튀김에게도 제안해 봤다. ...직종은 비슷항 이들을 모아 '구황작물로 팀을 꾸리면 어떻겠느냐'라는 내용의 기획서를 썼다.
3장 일품요리_ 고로케 중에서.
...이대로는 분하니 비행기를 타고 대만의 타이베이로 가자. 도착하자마자 '딘타이펑'으로 직행해야지. 줄을 서는 건 기본이고, 1시간을 기대려야 할 때도 많으니 줄을 서서 계속 구경해야겠다. ...바라보기만 해도 만족감이 밀려올 거다.
중국이 아닌 대만의 샤오룽바오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한국의 미스터 빽이 생각났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며 유타카 님의 샤오롱바오에서 흘러나오는 육즙에 만족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매우 대중적인 요리로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먹으면
시원한 국물이 지친 속을 달래주어 무척이나 인기가 많다.
대구를 뜻하는 타라를 파는 타라짱은 그가 추천하는 도쿄의 북엇국 맛집이라고 한다.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도 이 가게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국의 음식을 일본에서도 비슷한 음식에 연결짓는 그의 통찰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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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의 덮밥, 국물요리, 디저트, 누구나 군침을 흘릴만한 면류 등 일본 전역을 돌아 <고독한 미식가>시리즈를 찍었던 그의 노하우가 듬뿍 담긴 책이다.
삽화와 함께 깨알같이 코멘트를 적어넣고, 곁들이는 음식이나 가니쉬까지 디텓일하다.
러시아 바이칼 호수를 바라보며 열차 안에서의 촬영, 냉방도 되지 않는 한여름의 열차 안에서 카스텔라 사이에 양갱을 넣은 간식 '시베리아'를 떠올리는 그.
어릴 시절부터 양갱을 좋아해 끄트머리가 살짝 말라 까끌까끌한 부분과 물컹한 속살이 동시에 절묘하게 느껴지는 감촉을 이야기 한다.
마츠시게 유타카와 삽화를 그린 아베 미치코 일러스트가 만난 것은 8년 전, 그 동안 서로 소통하고 하나하나 음식의 일러스트를 완성했을 그들의 대담이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점도 재미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소통의 결과이며 이 책이 엮어진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단순한 홍보나 광고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아닌 진정한 아티스트이자 동반자와 같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