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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읽을수록 우아해진다 - 마음과 태도에 깊이를 더하는 인생 책들
이미령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2월
평점 :

실제 우리의 삶은 우아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 자식과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땅의 부모 세대와 그 모습을 가까이 지켜본 4~50대에게 문학은, 한때 심취했을지라도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고 멀리하게 되어버린 어느 낡은 책장과 같은 것. 이러할 진대, 저자 이미령 작가님의 <인생은 읽을수록 우아해진다>는 자칫 자본주의와 능력주의에 찌들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까? 내가 읽어야 할 책인가 싶었다.
인문학이 유행처럼 번지고, 대한민국에서 평균 200여 종의 신간이 하루에도 쏟아지는데 이 방대한 책들을 어찌 다 살펴볼 수 있을까한 작가님의 혜안이 이 작은 책 한권 속에 담겨있고, 이야기를 풀어내며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도 선별해 각 책소개의 말미에 곁들여주는 센스가 돋보인다.
이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 우아함은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에서
윌리엄 서멋 몸의 <달과 6펜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 인상깊었다.
그 다음 2장 관계를 가꿀수록 삶은 더 빛난다에서는 좋은 관계로 이끄는 책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를 소환하며 이를 원작으로 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의 차이점, 그리고 인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우리에게 주거나 혹은 빼앗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3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삶을 성찰하는 기회, 내면부터 세련된 사람이 되려면 어떤 책들이 도움이 될만한가를 알려준다.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이라든가 조지 레너드의 <마스터리> 같은 책들은 프랑스나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 성찰
우리가 행운이라 부르는 것 <노인의 바다>의 한구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
늙은 산티아고 노인은 달려드는 상어 떼를 물리치고 청새치를 낚기 위해 망망대해 바다 위에서 홀로 싸운다. "파멸당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는 그의 독백은 처절한 인간의 고독과 고통에 정면으로 맞서는 위대함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행운은 다양한 형태로 오는 것인데 누가 그것을 알아챌 수 있겠어?
정운 스님의 <법구경 마음공부>는 고전이지만 이 시대에도 적용될 만큼 불교 경전을 쉽게 해석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나 구스타프 슈바브 <구스타브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익히 우리가 아는 고전이지만, 새롭게 흥미롭게 재해석해 소개해주고 있다.
단테의 <신곡>을 꼭 내 아이들이 읽었으면 해서 사두었는데 이번에 중학교 입학하는 첫째에게 알려주고 권해야지 생각이 든다.
여기까지라고 스스로 포기하고 패배를 인정하지 말고 헤밍웨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열심히 살다가 무릎이 꺽여 파괴될지언정 패배할 수는 없는 것이 인생이라 말하는게 아닌지. 준비되어 있다면 불운이 닥쳐도 행운이 언제올지 모르기에 인생은 살만하다 말하는 것일까?
그저 달리고 또 달릴 뿐이라 말하는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삶을 독자에게 들려주는 유일한 에세이집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작가로서 베스트셀러 밀리언셀러를 줄줄이 내는 천재, 재능을 타고나 그런 작품을 썼던게 아니라 영감을 위해 몸을 움직여 '노동'과 같은 글쓰기 그리고 달리기를 통해 체력을 유지하고 자신의 한계를 늘리고자한 평범한 작가의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고 한다. 이것도 그의 주요작품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불교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 뿐아니라 책 읽기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북 도슨트 활동도 활발히 하시는 이미령 작가님은 철학적 성찰과 종교의 삶을 아우르는 독서 문화를 위해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을 10년 가까이 진행하고 계시다고 한다. 라디오를 멀리하는 시대에 책을 라디오에서 소개하는 일이라니...극히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지금 20,30대에도 매력으로 다가오는 주제와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유투브에서도 책과 삶이라는 주제로 영상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지만 여전히 40대 이상은 아마 이런 류의 책을 선호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