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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
제재영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평점 :
이 소설의 배경은 미래가 아니다. 2020년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 이미 인간들 속에 살고 있는 외계인 '플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는 남다른 상상력으로 빚어낸다.
영상화 확정이라니, 시각적으로 얼마나 잘 묘사되었는지 궁금해하며 첫 장을 펼쳤다.
첫째, 가공하지 않을 것.
둘째, 가공하지 않을 것.
셋째, 가공하지 않을 것.
첫 장에서 말하는 이 사실은 엄연히 허구라는 것을 밝혔지만, 그 바로 다음장에서 '가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강조한 것을 보면, 앞으로 나올 인물과 전개가 사뭇 발칙한 환상에 가까울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우리 한국사회가 언제부터 공무원에 대한 선망, 갈망을 해왔는지를 소설 첫 부분에서 느낄 수 있고, 한강 저 탁한 물 아래에 혹시 괴물이 있지 않을지에 대한 상상으로 태어났던 수작 영화 <괴물>에서 경험했던 수중 생활(?)에 대한 묘사를 발견한다.
나에게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고,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첫 출근을 하자마자 서울시의 거대한 비리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줄이야.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임무를 띠고 30 여 년의 공무를 해온 주인공 공필연과 주변 요원들은 모두,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며 다른 한 편으로는 세월이 지나고 사회가 안정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퇴색되가는 인물들이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감정과 상황, 알레르기와 같은 증상은 인간들 뿐아니라 외계인들도 마찬가지...
실례할 것 없어. 우린 '이게'아니라 '플라인'이야. 외계에서 왔지. 지구가 아닌 곳에서 왔지만, 지구에 정착했다면 그게 외계인이야, 지구인이야?
우주난민이라는 소재로 인간의 다면적 모습을 발견하게 하고, 가면이든 아니든 서로가 신뢰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와 같은 끊임없는 의심과 경계, 정착한 외계인들에 대해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로 풀어낸 제재영 작가님이 창조한 세계관은 독특하면서 매력적이다.
경계경보 Yellow Alert
평소, 왜 저렇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는 세대 혹은 정치 세력에 대해 의문스럽다면 그들이 혹시 정착한 외계인이 아닐까 의심하게 될 것 같다. 외계인이더라도 지구인으로서 이들 우주난민도 받아들였는데 같은 지구에서 해외난민을 기꺼이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지도...
우리는 때로 플라인들과도 어울린다. 게이트볼은 여럿이 함께 칠 때
더욱 흥미진진한 게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