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피프틴 북다 청소년 문학 1
전앤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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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청소년 소설은 묵직한 소재와 어두운 성장배경을 설정해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다소 현실적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작년 <우리는 마이너스 2야>로 사계절 문학상을 같은 해 스포츠 테마 공모전에서 '너와 나의 랠리'로 장편을 출품해 상을 받은 전앤 작가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주인공 '오후'라는 이름의 소녀는 5살에 테니스를 시작하기는 평범했을텐데, 그 이후 엄마의 아이디어로 그녀의 성장 과정을 SNS에 꾸준히 올리면서 구독자 48만이 넘는 채널의 헤로인이라는 점에서 일반 아이들과는 좀 남다르다.

오후는 언제부턴가 '나'들로 살아갔다. 나1은 웃음지었다.

나 1은 숨어있는 나 나2는 보여지는 나였다.

두 개의 나 중에서.

구독자들은 오후가 고등학생으로 성장하기까지 과정을 응원하며 지켜보았다. 세계 주니어 선수권에서 수상을 하든, 슬럼프에 빠져 간간히 패배를 하든지... 그녀는 그래서 테니스에 모든 노력을 쏟지만, 어딘지 언제부턴가 자신감을 잃고 '가장 되지 않는 게' 테니스가 되어버렸다,

좀더 큰 목표를 위해 혹은 꾸준히 성장하길 바라는 그녀의 엄마 오여사는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본질보다, 스타로서 딸, 광고를 끌여들여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넓혀가며 통제를 하고 있다.

그저 평범한 여고생이길 바라지만 이미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보여지고' '훈련되어지고' 통제되는 자신을 발견하는 오후, 그리고 오랜 팬으로서 가까워진 미르는 보여지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금수저에 어울리는 여유를 가지고 항상 옆에 있다. 또 한 친구, 테니스라는 귀족 스포츠, 레슨비를 감당해야 하고 대회 출전때마다 크고 작은 참가비를 지불해야 하는 테니스에 진심이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시진.

오후는 시니컬한 시진이 시야에 들어오고, 등뒤에서 시진의 목소리만 들려와도 신경이 곤두섰다. 눈길이 가고 감정이 생기는 것이 바로 풋풋한 설레임.

갈등하는 부모와 자녀 관계 그리고 오후를 둘러싼 미르와 시진의 태도, 그리고 테니스라는 운동하는 남녀 사춘기 아이들이 각자 사고하고 세상을 받아드리는 방식 등.

주변에 체육특기를 선택하는 아이들의 생활을 좀 엿볼 수도, 아이들을 이용하거나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어른들이 어떻게 이들을 지켜주고 바라보아야 하는지도, 소설은 차분하게 이들의 감정선을 드러낸다.

시진은 사람들에게 각인된 오후와 화려하고 완벽한 영상 속 모녀가 실제로 다정하지 않으며, 심하게 다투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부모를 떠올린다. 어찌 완벽한 부모가 있으랴...그럼에도 시진과 오후와 친구들은 자신의 조건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경기는 혼자 하는게 아니다. 랠리는 너가 있어야 가능하고, 나를 오롯이 맞딱드리는 일이기도 하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남으며, 테니스 코트에 서있는 아이들이 그렇듯 자신들의 삶의 시험대 위에서 울고 웃는 독자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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