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면 수집가 : 상 ㅣ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루체 그림, 김수경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4년 5월
평점 :
약 2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채널 잠뜰TV는 이미 블라인드 시리즈, 데드파더스 시리즈로 유명하다고 한다. 각별, 공룡, 수현, 덕개, 라더가 콘텐츠로 새롭게 본격 판타지로 <가면 수집가> 상권을 세상에 선보인다.
프롤로그에서 가면 조각사 라더와 춤꾼 잠뜰이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었는지, 조선의 팔도를 누비며 이름모를 힘에, 환영에 그리고 운명이 준 고통에 빠진 영혼과 민중을 위해 기나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심플한 표지에 가면, 전통 문양으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할 것이라는 예감에 책을 펼치면 화려한 만화 일러스트에 나타나는 가면 조각가 라더 그리고 일반인과 다른 영적 능력을 지닌 잠뜰의 중심인물이 등장.
출판사 서울문화사로 잠뜰TV의 출판 파트너임을 제대로(?) 증명하고,
1장 아무도 볼 수 없는 비밀을 보여주는 가면/ 2장 죽은 자들의 과거를 훔쳐볼 수 있는 가면/ 3장 구미호의 환상을 꿰뚫어 보는 가면 세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장터에서 만난 두 중심 인물 중 가면을 조각하는 라더 그리고 라더의 눈에 띈 춤꾼 잠뜰을 향해 자신이 만든 가면을 써보라 권하며 서로 고수를 알아보았다할까...단순한 가면 조각가가 아닌 영혼으로 가면을 만들어내고 그 가면을 통해 영적인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전해진다...
의뢰서
신통하신 무당님께,
요전부터 우리 서방님이 홀린 듯이 혼자 화를 내다가 울다가 그럽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악귀에 씐 것 같습니다. 우리 집에 오셔서 굿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최근에 개봉한 영화 <파묘>에서 매력있는 무당이 등장하고 주술적이고 신묘한 이야기가 관심을 끄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트렌디한 이야기가 예상된다...
누군가의 의뢰로 혹은 우연히 만나게 된 고통스러운 사람들의 사연이 주인공을 이끌고, 해결사의 본능을 자극하여 거대한 비밀이 숨겨진 곳으로, 안개에 쌓인 과거를 판타지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파헤치려고 하는 열정을 느끼며 '다음 상황은 어떻게 되는거지? 어떤 의도가 숨어있지? 누가 비극을 촉발했고, 억울한 누명을 쓴 자는? 결말은 어떨까?' 등등 끝없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
잠뜰은 창살문 주변의 벽을 꼼꼼히 살폈다. 잠뜰의 예상대로 울퉁불퉁한 동굴 벽 사이에 손잡이가 숨겨져 있었다. ..그러자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오, 열렸다!
무당 뿐 아니라, 도깨비, 범에게 잡아먹힌 창귀, 구미호 등등 예전 어린 시절의 전설의 고향이 있었다면 21세기 중반을 향해가는 지금은 좀더 환상적이고, '방탈출 게임'과 같은 방식으로 그리고 미스터리 추리물 같은 서사로 그려내고 있다.
비밀을 푸는 방식이 논리적인 흐름을 이룬다는 점에서 수학 스토리북으로 분류되는구나,...
어찌됐든 가면 수집가 상권은 구미호의 환상, 여우의 전설 등의 기존 서사들의 문법을 뒤집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발전되는데 혼란을 틈타 조여오는 선택의 순간!!! 하권으로 이어진다는 예고를 하며 상권이 마무리 된다.
사기꾼의 탈, 길잡이의 탈... 라더가 조각난 영혼으로 만들어 낸 갖가지 가면들을 마치, 혼란스러운 시대의 솔루션과 같아서 만약 우리 시대에 대응해보면 지식과 정보, 객관적인 사실, 과거의 진상규명과 같은 가치들을 전달할 수 있을 듯하다.
이에 덧붙여 서양으로 치면, 인디애나존스의 존스박사가 부디쳐 해결하는 것처럼, 청소년 혹은 전체관람용의 최신 영화가 나온다면 주변 인물을 더 보강해 <조선의 영혼술사 어벤져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창작물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