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기왕성하던 초보 수의사 시절, 저자는 당장 눈앞에서 죽어가는 야생동물에게 정책이나 구조의 문제는 탁상공론이 아니냐는 의문을 품었지만 나이가 들고 경략이 쌓인 선배 수의사마저 저런 뻔한 말을 하는 어른에 대해 씁쓸해했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록 수의사 한사람 한사람이 하고 있는 수많은 노력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 같지만 결코 의미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최근의 동물원, 수족관법 개정으로 다수의 동물시설이 경영난과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 운영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관리만으로 건강이 악화된 원내 동물이 아프거나 폐사하는 일이 있기에 청주동물원에서 업무 지원을 나가 확인하고 가능한 청주동물원으로의 이송을 추진한다고.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동물을 수입하고 또 생태교란종으로 분류해 포획하고 개체수를 조절하는 일들이 만연한 지금 세태에 인간이 생태를 가장 교란하고 있는 종이란 문구가 뼈아프다.
어제보다는 더 나아지도록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이에 대해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도 받아들이며 널리 이런 일들이 공유되어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삶을 나아지도록 하는 의미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동물의 권리 뿐아니라 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권까지 생각하게 하는 진솔한 이야기이다.
이 리뷰는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블라인드 서평단으로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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