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 권리 책고래숲 8
최준영 지음 / 책고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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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인문독서 공동체 작은도서관 책고집을 운영하며 ‘거리의 인문학자’로 불리고 있다. 노숙인과 저소득층, 시민을 대상으로 인문 독서진흥 활동을 통해 소외계층의 독서문화진흥에 기여해 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가까운 수원에서 인문공동체 책고집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지만, 가난한 이웃과 20여 년간 함께 해오며 여러 매체에 등장해 '거리의 인문학자'로 활동가라는 사실을 접하니 필자는 안온한 중산층의 책소비를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 <가난할 권리>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의 인상은 더구나 가난하다는 현실에 대해 안일한 삶의 태도를 갖기 때문에 '권리'라는 표현을 한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살짝 일었다. 저자는 1부 가난할 권리에서 인문학 강좌를 할 때의 경험을 먼저 풀고 있다.

과연 누가 더 부자인가? 가난한 엄마들이 수학여행을 꿈꾸며 1년 동안 모은 돈을 수재 의연금으로 내놓을 때, 돈 많은 사람들은 골프장을 다니고 해외여행에 나섯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마음도 가난하리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송파 세 모녀가 집 주인에게 집세와 공과금 70만 원을 남겨 둔 채 동반 자살했다는 뉴스 30대 주부가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자살한 사건 등 서민 혹은 중산층의 대부분은 언뜻 그들이 어리석었다,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지 않았고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판단을 내리듯 필자도 그렇게 치부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는 의지를 공과금을 준비하고 월세를 미리 내고 안타까운 죽음을 택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복지는 어두운 곳 구석구석 닿지 않고 있었다. 나이 제한 소득 수준, 피부양자의 자격 등 말들도 어렵고 따지는 것이 많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다가 그렇게 사회적 안전망에 들지 못했고 권리를 포기했으리라.

세상에는 욕망할 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가난한 권리다.


노름에 빠지고 재산을 다 날린 임 씨는 서울에서 노동판을 전전하다 몸이 성치 않아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술에 의존하고 거리의 노숙인이 된 사람. 자녀가 네 명이고 아내에게 거짓말을 해가며 불우한 삶에서 인문학을 만났다. 인문학 강의를 들은 뒤 그는 솔직하게 가족에게 잫신에 대해 알렸고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 준게 인문학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내에게 16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인문학, 희망이라는 이름의 인문학. 2부 희망의 인문학에서는 저자가 만난 노숙인 임 씨, 그의 아들이야기 그리고 20대 노숙인, 알콜중독으로 살던 경석이가 희망을 보게 해준 저자를 통해 사회복지사들을 통해, 대학 조기 졸업과 삶을 다시 일구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리고 가난을 대한 시장의 이야기, 정치인의 이중적 태도, 가난한 자들에게 힘이 되는 또다른 마음이 부자인 이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소중한 일을 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길에서, 골목에서, 마을 어귀에서 흔히 만나는 사람들이다.

이웃을 소외시키지 않는 그들이 바로 영웅들이다.

어떤 종교인의 삶이나 견해가 아닌, 오로지 인문학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삶을 위로하며 희망을 꾸준히 지켜봐줌으로써 저자는 자신이 더불어 힘을 얻고 의미를 되새긴다고 말한다. 한눈팔지 않기로, 열심히 공부하며 강의 없는 날에 무조건 도서관에 가서 책을 파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강의라면 장소, 시간, 강사비 따지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뛰어다니는 그는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이름에 걸맞은 삶을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노숙인, 미혼모, 한부모 여성 가장, 교도소 재소자, 가난한 어르신, 탈학교 청소년과 함께.

20대 30대 젊은 노숙인의 수가 증가하고, 여성 노숙인은 거리에서 방치되고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지역사회 곳곳에서 '평범한 이웃으로 만나' 공감하고 유대하는 일,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야 할 이유를 사람다운 삶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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