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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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생전 출판 당시 젊은 작가에게 사명감으로 썼지만 주목받은 장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단편들이 주로 성공했고 인기와 일정한 부를 준 것은 가볍게 쓰여진 것들이었고,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3년 안에 전역하는 사이 썼던 것들이었다. <낙원의 이쪽>(1920년)이라는 자전적 장편이 성공했을 때 그는 젤다와 결혼하고 유럽을 여행하며 요트클럽, 세인트폴 호텔, 뉴욕으로 돌아와 롱아일랜드 부촌에서 살 때까지 그가 <위대한 개츠비>라는 당시 미국 셀러브리티들의 문화를 접하고 소재를 얻은 계기였다는 것.

황금 모자를 쓰고, 그녀를 위해 뛰어오르고 높이 오르는 자전적 인물인 자신과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역시 화려하고 매력적인 문학 동지인 젤다 혹은 프린스턴 대학 친구들을 모델로 삼는 등 정착하지 않는 영혼임을 보여준다. 소설을 1925년 4월 퇴고하고도 젤다와 함께 파리 아파트와 유럽 여러 호텔들을 돌며 살았던 작가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이 매일 제이 개츠비라는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 주최한 파티에 참석하는 이들 중의 한 부분과 다르지 않았다. 제이 개츠비라는 인물은 화려한 파티의 호스트로 작중 화자인 닉 캐러웨이의 이웃이었으나 시끄러운 파티에 처음 초대되어 호화롭고 환상과 이상에 가까운 그의 집을 찾아가게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츠비가 대단한 재력을 가졌으나 정확한 직업이나 배경에 대해 아는 이들은 없다. 이 사람들은 어떤 무리였나 하면 파티피플이 흔히 그러하듯 정식으로 초대받은 이들이 아닌 아는 사람으로부터 들어서 흘러들어온 무리였다. 집시같은 이들, 춤을 추고 나름 즐기는 목적일 뿐,정식으로 초대된 이웃인 닉은 한참후에 개츠비를 만났고, 그가 자신처럼 1차 세계대전에 군인으로 참전했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중요한 무언가를 내어줄 듯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혈색좋고 뚱뚱한 중년 신사가 아닌 젊고 호감있는 젊은이로 조심스럽지만 '형씨'라는 격의없는 호칭을 써가며 자신의 친구되기'의 상대로 여긴다. 몇번의 대화...누구든 출신과 배경에 대한 정보들은 가쉽으로 소비되기 십상이면서 진정한 그가 누구인가는 대화를 해보지 않고, 눈빛과 안색을 가까이 보지 않고는 판단내리기 쉽지 않듯 그를 알고 있는 주변인들을 통해 듣게 되는 조각조각으로서의 '개츠비'는 어러 모습이었다.

소설의 인물들이 그러하듯 주인공 개츠비는 출신에 대한 그리고 사랑에 대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고, 오래된 욕망을 이루기 위해 닉이라는 친구가 필요했다. 가까운 톰과 데이지 부부, 조 베이커 등의 인물 이들 사이 갈등은 노골적이라기보다 당시 미국 사회상 그속의 인물들이 전쟁 이후의 삶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보다 삶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듯, 물질적 풍요와 욕망을 쫓는 일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일단 거기에 도착하면 개츠비를 아는 누군가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고, 그후에는 유원지의 행동 규칙에 따라 행동하면 되었다. 따로는 개츠비를 아예 만나보지도 않은 채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고, 파티를 즐기겠다는 단순한 마음 자세가 파티 입장권이 되기도 했다.


1920년 대 금주법으로 밀주업자로,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이룬 이를 의심하면서 또한 추종하고 이용한다는 것. 그런 그가 몰락했을 때 친구처럼 굴었던 이들은 등을 돌리고 배신하는 등 출세한 속물의 결말에 대해 어떠한 허무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많은 신흥 부자들을 가진 아메리칸 드림의 나라에서 출신에 관계없이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높이 오르기 위해 열정을 바친' 그는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쓴 것이 냉소만은 아니다.

톰 뷰캐넌(데이지의 현재 남편 )은 개츠비의 대척점에서 전통 계급사회는 새로 재편되어가는 현대에서조차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다. 이들에게 누가 좀더 정당한가, 또 데이지라는 여성의 사랑을 얻기에 충분한가라는 일종의 평가를 내리는 것은 다소 부당하며 피츠제럴드의 책이 안팔리던 이유가 독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을만큼 앞서갔다는 평가다. 세월이 흐르고 역사가 재평가되듯 작중 인물들과 허술한 관계 설정들에 대한 재평가는 이어졌고 미국 문학사에 최고 인기소설로 꼽힌다는 사실로 미루어 끊임없이 재해석 될 수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남아있다.데이지와 베이커라는 두 여인의 관계와 대화 그리고 주변 인물간의 심리 등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어서 짧은 길이의 이야기라는 속성에서 여성의 관점은 완전히 빠져있다는 한계 또한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소설이다. 내가 학창시절에 문고판으로 읽었을 수도 있겠지만 전혀 내용이 기억나지 않던 <위대한 개츠비>는 후에 헐리웃 영화로 만들어지며 화려한 소품들이나 개성적 인물들 그리고 미국 문학에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외에 영화적 수사들로 널리 알려져 있던 기억이다. 일단 주변 인물들 내세우려 혹은 많은 인터뷰한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 자신이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닉 캐러웨이라는 인물의 페르소나로, 어쩌면 개츠비(실제 제이 개츠)를 연민의 눈으로 보면서도 자신의 어떠한 타락한 일면을 투영해 자신의 타자화를 하며 썼던 것 같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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