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수학 좀 대신 해 줬으면! - SF 작가의 수학 생각
고호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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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수학'관련 책은 언제나 관심사일텐데... 특히 절대 놓쳐선 안되는 시기, 예를 들면 연산을 배워야 하는 시기에 적절한 자극을 주며 반복 훈련을 해야하고, 도형이나 기하학이나 주요 공식 등을 알아야 앞으로 맞딱뜨릴 '문장제 수학풀이'에 유리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수학을 해야 하냐고 물으면? 살아가는데 무엇이 그리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부모 중의 몇 명이 현명한 대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대학에서 건축과 과학사를 공부하고 과학사 및 철학 협동 과정에서 과학사로 석사학위를 받아 <과학동아>기자를 거쳐 <수학동아> 편집장 그리고 SF작가 또는 번역자로 일하는 고호관 작가님이 이번엔 '수학을 잘 모른다.'며 여러가 지 수학에 대한 단상을 모아 서른가지 꼭지에 대한 글을 모아 책을 냈다고 해서 읽어보았다.

아침에 눈을 떠 뉴스를 볼 때부터 잠들기 전 노후를 고민할 때까지

무궁무진하게 뻗어 나가는 그만의 독특한 ‘수학 생각’

『누가 수학 좀 대신 해 줬으면!』은 국내에 흔치 않은 수학 에세이다. 고호관 작가는 책을 시작하면서 “저는 수학을 잘 모릅니다.”라고 고백한다. 대학교 2학년 때 공업 수학을 배운 것이 마지막이고, 그마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수학 에세이를 내놓았다.

출판사 소개 중에서

아침뉴스를 보며 수학을 생각한다는 저널리스트가 직업인 저자는 특이하게도 '수학에 관한 에세이'를 수학자가 아닌 눈으로 세상과 연결지어 대중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최근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보면서 '수학으로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5장)이라고 화두를 던지고, 오늘날 쓰이는 무기와 장비들 그리고 보급, 운영, 전투 시뮬레이션 등의 전쟁 요소들이 모두 수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수학에 조예가 깊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포병 장교 출신으로 대포가 궤적을 그리며 적진으로 날아가 목표 지점을 정확히 맞추는 데에 일가견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고. 그밖의 인물에 영국의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통계라는 수학의 분야를 이용해 위생이 부상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암호해독이라는 분야에는 폴란드-소련 전쟁 때 소련의 암호를 해독한 시에르핀스키, 더 잘 알려진 인물인 영국의 앨런 튜링이 독일군의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했던 것을 들었다.

내가 학부모 입장에서 '자녀에게 수학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배운대로 푸는 여학생, 멋대로 푸는 남학생은 수학 문제에 다르게 접근하고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낼까? 수학을 잘하는데 유전 혹은 환경이 영향을 미칠까? 더 나아가 부모에 따라 자녀의 수학 성취도가 다를까? 하는 사람들이 한번즘 궁금해했던 질문과 관련 연구 논문을 찾아 나름 답을 구하는 점이 인상깊다.

이밖에도 체스나 바둑이 수학능력을 길러주는데 도움이 되는지, 인공지능 컴퓨터에서 인간이 최초로 졌던 과거의 사실을 들며 더이상 인간의 영역으로 고유한 능력으로 보지는 않지만 '좋은 두뇌 운동'임에는 분명하다는 결론을 낸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듯이 논리적인 훈련으로 단련된 두뇌도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다.

"이걸 스스로 생각해서 풀었다니 훌륭하구나."와 같은 과정에 대한 칭찬이"이 문제를 맞히다니 너 참 똑똑하구나."와 같은 결과에 대한 칭찬보다 자녀가 진짜 실력을 발휘하도록 한다는 점도 알아둘만 하다.

수학에서 자신감이 부족할 때는 능력보다 노력을 강조했을 때 어떤 학생들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또 다른 학생들에게는 별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실력 발휘라는 것은 개개인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학생이 자신의 능력 부족이라는 현실을 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준다는 어떤 연구진의 결론을 읽으며 '나는 최선을 다 할거야!'라는 태도가 결과적으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과거에 수학이 아름답다고 별반 느끼지 못한 세대라면 노후에 수학이 무슨 도움이 되겠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수학은 건강의 비결(30장)'이라는 주제의 글을 통해,수리력이 좋으면 병원의 질을 나타내는 통계를 이해하고 더 좋은 병원을 고르고 담배의 경후 흡연했을 때 위험 수준과 자신이 죽을 확률을 인식해서 끊을 생각을 하게 되는 등의 수리력이 떨어지는 이들보다 건강 관리를 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이야기한다. 저자가 아이를 키울 당시 서툴러서 분유를 성장 단계에 맞게 설명을 이해하고 수유를 했어야 하는데, 분유랑을 잘못 이해해 적정량의 3분의 1씩 먹이는 바람에 아이가 배가 고프다고 울게 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던 경험을 들었다.

물론 수치로 나타내는 각종 금융 지식, 투자, 리스크 관리 등으로 노후를 위한 재정관리에도 영향을 미치며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빈번한 보이스 피싱 사기도 수리력과 연관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고 한다.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계획대로 안되는게 노후 대비라 열심히 소시민으로 살며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나의 수리력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소망에 동감동감...

책의 말미에 참고문헌이 나오고, 더 읽을거리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서 온라인 매체와 단행본들이 수학에 흥미를 가질만한 정보를 담고 있다.

마틴 가드너의 <이야기 파라독스>(사계절,2003년) 김용운, 김용국 <재미있는 수학여행1>(김영사, 2007년) 등의 어린시절 필독서를 떠올릴 수 있었고, <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사이언스 북스,2016년)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 2018년) 등의 책들은 새로 읽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사이언스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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