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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근육 - 정진호 에세이
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6월
평점 :
달, 사랑, 초능력, 시작, 어린이, 자유. 고정순 작가 에세이에서 눈에 익고 마음에 한번씩 지나갔던 주제들에 정진호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해하며...
근육은 찢어지고 상처 난 부분이 아물면서 성장하는 것이래요. ...
상처가 아문 자리는 꿈이 자라난다고 말하는 그는 한때 건축학도로 평면도가 더 익숙했지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꾸준히 좇고 정진해 온 그림책 작가로 성장했다.
그가 경험한 사랑은, 사랑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고 단지, 목적없이 사랑하고 대응할 수도 대비할 수도 없는 사랑덕분에 지구가 멸망하지 않고 세상은 무사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 매일 똑같은 노래를 듣다가 온다.'는 가수 10cm의 노래를 인용하며 사랑은 맥락없이 어느날 문득 와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곁에서 지켜주는 어떤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보다는 '그럼에도'가 와야 해요. 도무지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음에도, 우린 사랑하니까요.
인생에 이것이 빠지면 안되듯 그의 열정페이의 나날,
젊은 날 공과 대학 건축학과를 다니던 대학생 인턴으로 일한 뒤 방황하던 시기 1993년 대전엑스포를 추억하며 자기 부상 열차를 타러 갑니다. 그곳에서 열차를 못탔던 어릴 때의 기억에 19년 만에 타러간 자기 부상 열차는 이제야 어른이 되었고 그 긴 시간 기다렸고 헤메었지만 결국.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젊은이에게 주었단다. 우연히 작업실을 얻게 되어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책을 만들게 된 경험을 한 날이었다고 한다. 물론, 건축과 교수님을 당황하게 할 정도로 전시로 건물 미니어쳐 대신 그림책을 전시했었다고 하니 갑자기 그림책 작가가 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리다 만 그림이 더 아름다워 보이고, 자르다 만 머리 스타일이 더 멋있어 보이는,,, 시작하는 것보다 제대로 끝내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일찍 깨달은 작가는 말한다. 미완의 작업들이 주는 압박감과 나쁜 버릇으로 괴로울 때마다 <비기너스>라는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고.
'완벽한 시작이나 끝은 없다. 어쩌면 마무리나 결과는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툴게 시작하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책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이 아니라 독자를 만났을 때 비로소 작가가 태어나는 거라 생각하는 그는, 독자들과 만나면서 특히 어린이 독자와의 만남이 작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알게 해주기에 가장 소중한 기회라고 한다.
우리는 한때 모두 어린이였으니까.
영혼의 원석, 영혼의 고향인 어린이들에게서 수많은 영혼의 조각을 본다고. 어린이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나도 한 아이 개개인에게 함부로 대하면 안된단 생각을 하긴 하지만, 그림책 작가들처럼 아이를 만나고 질문하고 아이를 웃게 만들 수 있는 풍부한 영혼의 소유자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에 관한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고정순 작가 에세이에서 보았듯 일상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 그냥 '우리'가 모여 가족이 되고 싶다고 썼듯이 정 작가 또한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 할 수 있는 모습으로 가족이 되려한다고 그의 에세이에 썼다.
시간이 지나도 지금의 모습을 간직하고 지켜가는 사람, 그런 가족이 되고 싶어요.
오랜만에 나라는 사람에 대해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정진호 작가의 에세이 또한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현재 가족들에게 지켜야 할 의리(?)가 무언지 깨닫게 했다.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은 없지만 '그럼에도' 사랑은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 있기에 작가처럼 애정어린 시선으로 생을 사랑해야겠다.
이 리뷰는 길벗어린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