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새
김현성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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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새는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며 둥지 안에서 날개짓 연습을 하고, 아빠 새는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몇 밤을 자면 아빠처럼 날 수 있어요?

기다리지 못한 어린 새는 날개를 펼치고 힘껏 뒤어 날갯짓을 해 처음 날게 되고, 날았다는 순간이 지나자 하늘을 '나는 것'은 둥지에서 날갯짓을 하던 것과 달리 바람은 제멋대로 불고 고개를 들어야 할지 숙여야 할지 발은 어떻게 뻗어야 할지 연습했던 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지나가는 돌풍에 중심을 잡기도 힘든 와중에 지나가던 큰 새가 어린 새를 툭 치고, 가까스로 버티던 중심을 잃고 그대로 정신없이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그런 날개로 하늘을 날겠다고?

바위섬에 떨어진 어린 새를 찾은 아빠 새와 엄마 새는 상처입은 아이를 다시 둥지로 데려왔고 상처는 깊어서 동생들이 커서 날게 되었고 이제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하는 아빠와 엄마는 형을 남겨두고 떠난다. 어린 새는 다시 떠날 힘이 없었다.

다시 일어나 처음 날았던 것처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홀로 밤을 지새우고 겨울을 나는 동안 어린 새는 점점 더 웅크린다. 죽지 않고 살아남은 그에게 어떤 목소리가 들린다.

너는 강하고 이미 강하고 듬직한 새라고 '니가 누군지 잊지 말라'고... 어릴 때의 그 돌풍같던 바람은 이제 깃털 사이로 스며들며 그가 날게 해주는 역할로 변했다. 재생, 도약... 절망의 둥지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일깨워준 목소리에 일어난 새는 이미 예전 그 어린이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 깨부수고 자신을 이긴 자 즉 작가 자신이 되길 우리 자신이 되기를 희망하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있다.

두려움은 네가 누구인지 잊게 하지.

음악과 글쓰기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겸 작가, 일명 작가수 김현성 님이 오랜동안 곱씹었을 절망이라는 단어 그리고 누구도 이 세상에 태어나 가져봄직한 첫순간 그리고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감성어린 그림들과 함께 잘 전달받고 충만한 기쁨을 느꼈다.

이 리뷰는 책고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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