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호정
2부 자꾸만
3부 사랑
4부 침몰
5부 호수의 일
주인공 호정은 호수 같다. 기억을 감정을 호수속에 가두어 두고 모든 색을 집어삼킨 어둠처럼 호정은 어둠같은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물을 비워버린 호수가 더이상 호수가 아닌 것처럼 그녀의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면, 더이상 그녀 자신이 아닐 것이므로 그녀는 의사에게 다 털어놓을 생각은 없었다. 여러 달이 지났지만 그녀의 기억속에 펄럭이는 은기. 어지럽고 잊고 싶었던 것들이 튀어나오듯, 수면에 떠오르는 그것들이 어지럽다.
키가 큰 전학생 강은기, 등하교에 자전거를 타는 그는 호정에게 길을 묻고...
아빠와 엄마는 호정이를 갖기 전에는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나란히 발탁되어 태릉선수촌에 입성했지만 서로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호정일 갖게 되었다. 예기치 못한 생명으로 젊은 부부는 갑자기 인생이 바뀌어 생활 전선에 뛰어들고, 어린 호정이는 할머니집에서 할머니와 고모와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친척집에서 자란 아이가 흔히 겪듯이 호정이는 친가식구들의 애증의 대상이 되었다. 할머니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자신은 언제나 안쓰러운 더부살이 존재, 눈칫밥을 먹었다.
만두집을 운영하며 둘째 동생을 가질 즈음 엄마 아빠는중국에서 태권도가 잘 될거라는 믿음을 팔아 할머니의 한국에서의 재산까지 고모,삼촌의 미래까지 담보잡아 철저히 망하게 되고, 미운털 호정이는 그렇게 애증의 존재로, 엄마 아빠의 실패를 불러온 아이로까지 시선을 받으며 상처를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