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런던에서의 신혼집을 제외하고 이혼 후 자신의 명의로 집을 수없이 사고 팔았고, 집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두번째 결혼 후 고고학자인 남편을 따라 그리스나 서아시아로 잠시 떠나있을 때도 집이나 땅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낡은 집을 사서 고치고 실내를 장식하고 가구를 들이고 되파는 일(지금으로 치면 단순한 복부인이 아니라, 인테리어나 부동산 전문가에 가까운 일을 즐겨했던 것 같다)
일례로.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런던에 무려 여덟 채를 소유했고 전쟁 때문에 전쟁피해보험에 가입해 부담이 되긴 했으나 훗날 이 집들은 모두 큰 이익을 남기고 되팔았다고 하니, 영국인들이 집에 대한 특별한 집착(대항해 시대 제국주의)이 있다고 해도 여성으로서의 그녀의 대담한 수완은 그녀의 어린시절의 영향으로 영혼의 안식처로서의 '집', 지켜야 할 생명체 같은 가치로 여겼다고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엔드하우스의 비극><침니스의 비밀><복수의 여신> 작품들에 나오는 '남의 집에도 관심이 많고 멋진 저택을 구경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영국의 유서깊은 저택과 정원 관광 패키지'가 언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부동산 불패, 강남불패 신화로 이루어진 근대 이후 광적인 집착이 있고 나역시 무관하게 살았던 적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할 게 없을만큼 공감가는 문화적 모티브인 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세계대전과 같은 굉장히 큰 사회적 불안정성이 존재할 때 나도 그녀처럼 할 것 같지는 않다. 한국도 종전이 아닌 휴전중이라는 역사적 조건이 아파트 값이나 거래를 억제하는 현실적인 억제제가 되지는 못하니 모든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 건가 싶기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