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애플북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첫 어른이야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윤정은 작가에 대해 알고 싶어 표지를 넘겨 살펴보았다. 그녀는 종이에 적힌 활자를 보며 기쁘고 슬프고 안쓰럽고 초라하기도 한 모습에 그녀 자신의 마음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지금을 소중하게 느낀다고 한다. 지은 책으로는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여행이거나 사랑이거나><세상의 모든 위로><같이 걸을까> 등이 있다. 현재 오디오클립을 진행하고 있고 2012년 '삶의 향기 동서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굳이 행복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이미 삶은 충만하게 아름답지 않은가. ...비가 와도 괜찮아, 굳이 비가 오지 않는 날을 기다려 길상사에 갈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나 기다린 날인데.
1장 굳이 행복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책속으로_
황홀하게 자리가 채워지는 광경을 목도한다. 촛불과 와인이 테이블마다 놓여진다. 연인들은 입을 맞추고, 새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긴 머리를 넘기며 샴페인을 마신다. ...
일몰이 지는 바다를 본다. 배 한 척이 느릿하게 지나가고, 야자수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고, 유리창 너머의 그들이 연주를 하고, 나폴리에 가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영상에서 본 나폴리에 와 있는 기분이다.
젊음이 노력하지 않아도 선물처럼 찾아오듯 나이가 들어가는 시간은 원치 않아도 찾아온다. 다행인 사실은, 삶이 유한다는 점이다. 유한한 삶과 청춘이기에 아껴가며 야금야금 사랑해준다.
눈빛이 시들어가거나 주름이 지는 것도 슬프지만 생각이 늙어가는 게 두렵다고 하는 그녀. 생에 대한 호기심이 줄어들까 글감을 찾는 일에 게을러질까..."이리도 두려운 게 많은 걸 보니, 아직 나는 청춘인가 보다. "라고 하는 작가의 말이 인상깊다. '생각이 늙어간다'...
매일 눈을 뜨며 맞이하는 오늘도, 늘 새로이 살아보는 처음.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 해도
나의 오늘은 늘 처음이지.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오늘이 첫 어른이야.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을 용기.
고통 속에서 도망칠 용기.
시시한 나를 인정할 용기.
친구에게 열등감 느끼는 나에게 실망하지 않을 용기.
...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줄 용기. 이 짧은 용기 하나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용기.
p44~45. 어른에게 필요한 용기 중에서.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자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남을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며 저마다 속도와 거리도 다르고 결승선도 없다. ...이제 멈추어 서야 한다. 뛰다 힘들면 쉬면 되고, 뛰는 게 맞지 않다면 걸으면 된다. 앞으로 걷는 게 싫다면 뒤로 걷거나 옆으로 걸어도 된다. 정해진 길도, 방법도 없다.
2장 너의 삶이 꽤나 마음에 들어
아무에게도 듣지 못한 어른의 삶. 어린 시절 상상했던 근사한 나는 아닐지라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좇으며 일상을 영위하는 어른이 되었다.
언젠가 <읽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의 어른들도 상처를 극복하고 혹은 상처 안에서 성장하며 쉬어간다. 정호승 시인의 시처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 저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눈빛 한 번에 마음이 녹고, 안부를 묻는 문자 메세지 하나에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마음껏 늦잠은 못 자도 쪽잠이나 달콤한 휴식에 감사하는 마음이 스친다는 데에 공감이 되었다.
'자기 관찰 일지'를 써보자. 희로애락에 따른 행동을 기록하고 내가 어떤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고 힘들어하는지 한눈에 들어오면 스스로 치유하는 힘이 길러질거라고, 때로는 깊은 슬픔이 살아갈 이유가 되기도 한다지만...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사는 게 편하다. 여러 가지를 다 해보아도 풀리지 않는다면, 그때는 전문 상담가를 찾아가야 할 시기일까? 사소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소하려고 타인에게 기대기엔 이미 너무 커버려서 나의 시름을 상대방에게 얹는 근심 대신 셀프 위로를 해야 한다. 슬픔과 우울은 오랜 시간 묵혀두지 말고 흘려보내야 한다.
<당신이 옳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쓴 책을 차를 마시며 천천히 혼자 있을 때 읽은 저자는 찬찬히 글을 읽어내려가다 어떤 구절에서 마음이 툭, 하고 풀어졌다고 한다.
감정도 그렇다.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도 날씨와 비슷하다.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므로 우울은 질병이 아닌 삶의 보편적 바탕색이다. 병이 아니라 삶 그 자체라는 말이다.
정혜신,<당신이 옳다>, 해냄, 2018
나 또한 수년 전에 이 책을 읽고 마음의 생김새에 대해 처음 생각해봤었다. 당신의 오늘 참 아름답다고 위로를 해주는 윤정은 작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