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력을 선택한 것이 바로 내 진심이다. 나는 이 진심이 다른 이들의 진심만큼이나 값지길 바란다.

나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외면하며 살아왔지만 나 스스로가 존재하는 방식마저 부정할 마음은 없다. 내가 떳떳하지 못한 사람인 것과는 별개로, 이 모든 수치심과도 별개로, 나는 정말로 나다.

설계도면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의 심리를 고 평가하려는 태도는 유구한 신비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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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성은 인간의 조건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과는 무관한 특정 형태의 정치 행위, 바로 고통의 정치이다. 피해자성은 일부 신체에 자신의 고통을 발화할 능력을 선택적으로 부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정당화, 구원, 비판 등 다양한 서사를 사용하여 그 신체에 더 강력한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고통의 정치가 지향하는 목표는 일부 신체에는 인간으로서의 권위와 감정의 대상이 될 자격을 부여하고 다른 신체로부터는 인간의 자격을 박탈하고 삭제하는 것이다. - P173

피해자성이 기존 권력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는 이런 사례들은 인종과 젠더가 실제 고통의 경험에서는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하고 가부장적이며 식민주의적인 사회질서를 정당화하는 고통의 소통에서는 여전히 은폐된다는 사실에 주목하도록 돕는다. 피해자성의 소통에서 확인되는 이 유산의 핵심은 1장에서 규명한 신체와 고통 사이의 불연속성 또는 탈구다. 이는 가장 고통받는 신체가 자신의 고난을 발화할 능력을 필연적으로 갖추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고통의 언어는 항상 더 많은상징자본을 가진 다른 신체에 의해 전유될 수 있는데, 가장 고통받는 이들이 고통의 언어에 접근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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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고통이 피부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공론장에서 감정과 주장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 P123

백인 남성은 싸우다가 고통받고, 살해하다가 고통받고, 보호하다가 살해하고, 보호를 위해 고통받는다. 이 모든 형태의 고통이 상호적 상해의 실행이라는 전쟁의 핵심 목표에 내재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서구 남성 자아가 근본적으로 선하고 오직 우발적으로만 나쁘며 자신이 저지른 모든 폭력 때문에 전문적인 의학적 처치와 공감을 받아 마땅한 유일한 행위자라는 개념을 유지·온존시킨다. 백인 남성의 고통에 이렇게 특권을 부여하고 참혹한 폭력과 치유의 순환 고리가 활성화된 덕에 남성들은 "증언의 자격"이라는 유산을 부분적으로라도 부여받았다. 덕분에 고통을 주장해봤자 역사적으로 인정받은 적이 별로 없는 여성들과는 달리, 남성들은 고통과 고난을 호소할 때 신뢰받을 수 있게 되었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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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공동체란 성원이 모두 동질적이고 단일한 체계 속에 통합되어 있다고 믿을 때만 존재하는 ‘상상의 공동체‘다. 정치란 결국 이질성을 극소화하고 공통의 언어와 감정, 그리고 가치관과 이념으로 사람을 통합하거나 사람들이 동질적인 존재로 공동운명체를 이루고 있다고 믿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동원하고 상징을 조작하는 기술이며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므로 공동체는 ‘상징의 구축물‘ symbolic construction이다. - P167

그런데 권력이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정당성과 합법성 외에도 어느 정도의 신성함을 토대로 해야 한다. 왕이나 대통령은 국가나 민족의 운명을 결정짓는 절대적이고 신성한 어떤 힘―그것은 하늘의 뜻이나 신의 뜻이라고도 하고, 국민 모두의 뜻이라고도 한다―의 대리자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에게는 절대적 충성과 복종이 요구된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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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아잔데인의 믿음 체계는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퍼져 있는 ‘세계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미신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적 논리 구조라는 측면에서 보면, 마력을 토대로 한 믿음 체계는 세계 종교와 동일하다. - P236

인식틀로서 종교의 역할이 사라질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아잔데의 믿음 체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종교적 설명 양식은 경험적 설명과 대치되기보다는 보완적이며, 두 종류의 설명 양식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데 사람들은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행복과 불행, 고통이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는 현실을 경험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우연이 아닌 필연을 바탕으로 그것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종교가 갖는 영향력을 이해하기 위해 검토해야 할 또 다른 측면은 신비적 경험이다. 과학적으로 쉽게 설명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비적 경험은 모든 종교에 공통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종교적 믿음과 관행에 보다 실제적인 느낌을 부여함으로써 그것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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