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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몰래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26
조성자 지음, 김준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10월
평점 :
이미 "엄마 몰래", "선생님 몰래"라는 책을 선보인 작가의 몰래 시리즈입니다.
그동안은 엄마 몰래, 선생님 몰래 작은 말썽을 일으킨 주인공 은지가 이번에는 단짝 친구인 민경이 몰래 좋은 일을 하네요. 은지의 성장을 함께 지켜 볼 수 있는 흐뭇한 대목이랍니다.
은지와 민경이는 3년 내내 같은 반..둘 사이를 누구도 갈라 놓을 수 없는 단짝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홍콩에서 지수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게 됩니다.
지수에게 알 수 없는 호감을 느낀 은지는 지수가 엄마의 친구 딸이기도 해서 더 반갑지요.
은지는 지수, 민경이와 잘 지내고 싶지만, 민경이는 죽마고우는 3명이 될 수 없다면서 질투를 해요.
새 친구를 둘러 싼 새로운 호기심과 기존 친구의 질투심, 그리고 이유있는 배척(?) 등, 누구나 학창 시절에 경험해 보았을 법한 삼각 구도입니다..^^
급기야 민경이와 은지는 우정의 선물로 교환했던 것마저 서로에게 돌려주고 서로 얼굴조차 대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갔는데요.
결국 은지는 심청전 연극을 앞두고 심청 역을 너무나 하고 싶어하던 민경이에게 자신이 맡은 심청 역할을 양보하지요. 물론 민경이 몰래요..
자기는 대사 한마디 없는 연꽃 역을 민경이와 바꾸어 하게 되었지만, 너무나 좋아하는 민경이 모습을 보니 바꾼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또 이 일을 계기로 기분 좋아진 민경이는 은지, 지수와 함께 셋이서 죽마고우를 하기로 약속합니다.
친구 몰래, 이렇게 큰 결심을 짧은 순간에 할 수 있었던 은지는 정녕 대인배입니다..
누구나 선망할 심청 역할을 친구를 위해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생색내지 않고 조용히 친구 몰래 배려하는 마음씀씀이가 정말 이쁘지요.
울고 웃으며 조잘대며, 친구로 인해 행복했다가 또 마음 아팠다가 다 함께 성장하는 은지와 그 친구들 모습이 참 이쁘고 낯설지 않아요.
아이가 또래 관계를 형성하며 스스로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아 단짝 친구를 만들어 가는 시기여서 그런가, 이런 친구 얘기를 보면 머지 않아 우리 딸도 이 상황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