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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흔하게 일어나지만, 분명 별일이었던
너, 나, 우리...그녀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홉 살 어린이부터 예순아홉 할머니까지 육십여 명의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그 목소리에서 이 소설들이 시작되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나는 작가 옆에서 그들의 인터뷰를 함께 듣고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전해져오는 것을 느꼈다.
주인공 한명한명의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감정이입이 되었고,
공감대 형성도 컸던 것 같다.
책장을 편 순간부터 덮을 때까지 잠시도 책을 놓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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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우리 엄마, 우리 언니..가족이 생각나는 글들이 유독 많았다.
그래서인지 마음 한켠이 짠한 부분이 더 많았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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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수능연기, 촛불집회, 회사내 성희롱, 방송국 파업, 임산부 배려 문제,
육아휴직, KTX 해고 여승무원 등
굵직한 사회 문제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남자가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s/o/sori330/20180605154251623736.jpg)
p. 77
신난 조카들을 보면서 삼십 년 후, 어쩌면 그보다 더 이르게 찾아올 나의 마지막 순각을 상상한다.
아마도 곁에 가족은 없을 것이고, 그때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뜨거운 내 유골함을 들고
이 길을 걷게 될 이가 단정하고 예의 바르고 이 일에 능숙한 사람이면 좋겠다.
p.131
제발 내 딸을 놓아달라고 언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었던 애인의 어머니, 처음에는 당신 딸도 안보고 지내셨는데 몇 년 전부터 다시 연락하고 지낸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이제 모녀관계는 많이 편안해졌는데
그래도 딸의 여자 애인은 받아들이지 못하셨다.
p.153
내 복직만 생각했다면 이렇게 긴 시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불안정한 고용환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승객의 안전을 비용과 효율로 계산하지 않고, 여성의 일을 임시와 보조 업무로 제한하지 않으려는 싸움, 나는 여전히 젊고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p.196
요즘 그런 말이 있데. 전업주부 딸은 백점, 칼퇴근하는 공무원이나 교사 딸은 팔십점, 그래도 저녁 먹기 전에 집에 오는 직장인 딸은 오십점, 밤 열두시에나 퇴근하는 대기업 직원 딸은 빵점이라고, 딸이 일하는 시간이 길수록 손주를 오래 봐야 하니까. 진명 아빠, 우리 딸, 우리 자랑스러운 딸이 빵점이래. 너무 속상하고 서운했는데, 아니란 말이 선뜻 나오지를 않더라고. 사실 애들 보는 거 많이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