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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평점 :
2019년 5월 9일 장영희 교수의 10주기를 앞두고 100쇄를 맞은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시작으로 2021년에 [내 생애 단 한 번]이, 이번에는 [문학의 숲을 거닐다]가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되었다. 장영희 교수가 생전에 샘터에서 출간한 에세이집 세 권이 모두 개정된 것인데, 희망과 긍정, 밝음이 가득한 장영희 교수의 글을 사랑하는 독자들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장영희 교수는 문학 에세이 [문학의 숲을 거닐다], [생일], [축복]의 인기로 '문학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어다. 오래전 [축복]이라는 책을 생일에 선물받고 처음 장영희 작가의 책을 접했다. 희망에 관한 시와 글이 50여편 들어있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은 희망이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2005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오랫동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영문학자 장영희 교수가 [오만과 편견], [위대한 개츠비], [이방인], [월든], [호밀밭의 파수꾼] 등 ‘고전’이라 불릴 만한 문학작품을 소개한 글들을 모은 것이다. 장영희 교수는 이 글들을 쓰면서 “마치 숨겨놓은 보석을 하나씩 꺼내 보듯, 일생 동안 내 안에 쌓인 책들을 하나씩 꺼내면서 새로운 감회에 젖었고, 위대한 작가들의 재능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고맙고 행복했다”라고 말한다.
이번에 개정된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나는 처음 접한 책이기에 신청을 했고, 좋은 기회에 읽게 되었다. 고전으로 둘러쌓인 문학의 숲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기존에 알고 있는 작품은 새롭게, 또는 더 깊게 작품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고, 새로운 작품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그리고 작품과 관련된 작가님의 이야기들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작가님께 책을 통해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내가 장여희 교수님께 영문학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책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고 싶다.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이 책의 매력에 빠졌을 것이다. 서로에게 "같이 놀래?"의 화합의 손을 내밀고 잡는 행위의 연속이랄까...
p. 57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은 바로 일본판 명훈이네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국회에서 한 국회의원이 이 이야기를 읽어 온 국회를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는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동 한 그릇]이라는 일본 작가의 이야기는 요즘처럼 삭막한 시기에 굉장히 따뜻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그런일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작가님은 이 이야기를 꽤 오래전에 읽었지만 아름다운 귀결, 해피 앤딩이 썩 마음에 들었기에 기억한다고 했다. 소설이지만 현실에서도 이런일이 있길 바라면서 오래오래 이 이야기를 기억해야 겠다.
p.118
1878년에 쓰기 시작하여 1879년에 처음 발표되고 이듬해 완결이 된 이 작품에는 '작가로부터'라는 머리말이 붙어 있는데, 도스토옙스키는 여기서 이 작품이 미완성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후 20년간 계속 쓸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결국 그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불과 2개월이었다. 다음 해 1월 28일에 급사했기 때문이다.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이 아름다운 저녁놀과 가을을 볼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랑 없는 '지옥'에서 속절없이 헤매기엔 내게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이야기는 작가님께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암투병을 하다가 돌아가셨기에 이런 글귀를 접하는 마음이 무척 좋지 않았다. 요즘 아름다운 저녁놀을 바라볼 때면 더 생각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p.131
운명은 인간의 것이지만 생명은 신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고, 그 무슨 명분을 갖다 붙인다 해도 '정의로운' 전쟁은 없다.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그의 꿈, 소망, 사랑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네의 일기]를 소개하는 부분이다. 어릴 때 학교 수업에서도 많이 배웠던 이야기인데, 요즘들어 더 감정 이입이 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봤다. 지구 한쪽에서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금방 끝날 것 같은 전쟁은 지난 2월에 시작되어 아직도 진행중이다. 평화롭게 지내는 우리들과 달리 그곳에는 제2, 제3의 안네가 있을 것인데 하루빨리 끝나서 더이상의 희생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