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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그곳에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
이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주민등록 말소, 야반도주, 아동학대의 어린 시절에서
나를 구해준 건 낯선 사람과 여행이었다."
자기돌봄 여행 멘토이자 크리에이터 이수, 아동학대와 주민등록 말소 등 부모의 폭력과 방치 속에서 버티다 쉼터로 도망쳐 삶을 이어갔던 작가 이수는 새로운 시작의 문턱에서 떠나게 된 해외 선교 활동을 통해 '나도 이 지옥에서 멀리 떠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엄마로부터 벗어나 제주로 이주해 여행 크리에이터의 활동을 하고 있다.
따뜻한 느낌의 노란 표지 속 소녀, 묘하게 붉은 제목이 눈길을 끈다. 차가운 이미지가 떠올라서일까? 표지 속 소녀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 한참을 생각했다. 사실 이렇게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책 속의 사진 속 작가 이수는 엄청 밝고, 활기찬 이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연히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SNS에 꺼내 놓았을 때,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했고, 그 사실이 낯설고 놀라웠다고 한다. 어찌보면 작가의 이야기를 이수의 언어로 표현 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글을 통해 작가를 만나게 된 나로서도 책에 몰입되고, 빠져들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너무도 솔직하다. 주민등록 말소, 네 명의 새아빠, 아동학대로 얼룩진 시절부터 백팩 하나 들고 청소년 쉼터로 향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있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마음을 헤아리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어둡고 힘든 어린 시절을 지나 크리에이터로 자리 잡기까지의 모든 경험은 인스타그램에서 수많은 청춘들의 마음을 울리며 '기적의 소녀'로 알려진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작가는 쉼터에서 떠난 해외 선교로 처음 비행기에 올랐고, 말레이시아 산속 원주민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 앞에서 난생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자신이 처음으로 배워간 사랑의 기록이며 사랑 받고 싶어 하던 내가, 여행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라고.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오늘의 삶을 붙잡는 족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상처가 이유가 되어 멈추는 삶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말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작가의 마인드가 너무 좋았고, 많은 부분에서 본받을 만 했다.
이수 작가의 어두운 어린 시절을 완벽하게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그냥 가늠만 해볼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확실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 역시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조금은 다정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행복하게 미소 짓는 작가님의 더 따뜻한 이야기들이 세상에 나오길 빌어본다.
p.117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사가 폐업하고 모두가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지만, 그 회사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되었다. 여행을 즐기고, 나의 여행에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여행지에서 생긴 일들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p.157
나는 캠프파이어에서 위로의 힘을, 여행자들과의 대화에서 기록의 가치를 배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내 여행에 찾아온 이들에게, 나는 그저 진심으로 마주하고 싶다. 설익은 감자처럼, 내 이야기 역시 완벽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따뜻함이 될 수 있다.
p.205
슬픔을 모르는데 어떻게 기쁨을 알 수 있을까. 아픔을 모르는데 어떻게 위로를 느낄 수 있을까. 불행을 모르는데 어떻게 진짜 행복을 알아볼 수 있을까. 그러나 불행의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것은 끝이 아니라, 행복을 알아차리기 위한 과정이니까. 언젠가 그 모든 감정이 나의 언어가 되고 내 여행이 된다면, 나는 그때 비로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