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
나태주 지음, 박현정(포노멀)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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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풀꽃시인'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나태주 시인이 신작 시집을 들고 왔다. 이번 신작 시집은 여든을 맞이한 시인이 2022년 늦봄부터 2025년 초가을까지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써 내려간 신작 시 151편으로 구성되었다. 기존에 나온 시들은 다시 읽어도 좋지만, 이렇게 신작 시로 만날 수 있어서 [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가 더 의미 있는 것 같다.


이번 시집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 '그대는 봄, 겨울이라도 봄'은 많은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마음이다. 2장 '하늘의 별에게 길이 있듯이'는 긴 세월을 건너며 시인이 쌓아 올린 인생의 지혜들이 담겨 있으며, 3장 '천천히 아내 이름을 길게 불러보고 싶다'는 아내에 대한 깊은 애정과 부모님을 비롯하여 지근거리에서 생을 함께 한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 4장 '마음만은 그 자리에 나란히 세워두기로'에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5장 '좋은 사람 한 사람 찾아온 날에'는 시인의 다정한 성품처럼 세상 모든 일들을 향한 정다운 시선이 드러난다.


그동안 나태주 시인의 시들이 봄이었다면, 이번 신작 시집은 가을과 겨울 사이, 그 어디쯤이었던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은 서문에서 나의 앞으로의 길은 그다지 많이 남지 않은 길이라며, 이제는 5년, 5년만 견뎌보자고 말을 한다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또 올해 봄꽃을 보는 시인의 마음은 어떠할까? 그래서인지,  


p.125 '꽃의 행렬' 

꽃들의 행렬 / 아 내가 올해도 살아 / 저들과 눈부시게 눈 시립게 / 

만나는구나 눈물겹구나 감사하구나.


'꽃의 행렬'을 읽을때는 더욱 내 가슴도 시렸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시집에 있는 시들은 시라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인의 속내를 담담하게 꺼내어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4장에서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이 담겨 있는데, 여든을 바라보는 시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것 같아서 감정이입이 더 많이 되었던 것 같다. 


p.193

잠깐이어서 아름답고 서럽고 / 사라지기에 사무치도록 그리운 게 /

우리들 사랑이고 인생이지요.


p.209

낡아서 버릴 때가 된 / 옷을 보면 슬퍼진다 / 머잖아 지구에서 버려질 / 나를 보는 것만 같아서.


p.201 

언제나 지구 위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 오늘 하루 지구 여행길.



이 책을 덮으며, 제목처럼 [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처럼 계속해서 따스한 봄이 시인에게 찾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우리도 시인의 따스한 마음이 담긴 시를 계속 얻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p.52

예쁘다고 생각해 주고 / 사랑스럽다고 느껴주면 / 사람도 꽃 /

그래는 더욱 예쁘고 사랑스러운 꽃


p. 61

어디든 가서 꽃이 되거라 / 꽃잎 되어 피어나거라.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따뜻한 감성으로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 포노멀(박현정) 작가의 일러스트가 더해져서 한장 한장 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고, 시를 감상하는데 있어서 몰입감을 더해주는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은 우리에게 여전히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해주고 있어서,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진심으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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